2009년 2월 6일 금요일

달콤한 유혹에 중독되어 있는 고객들 (SW 저가수주)

5throck님의 "프로젝트 저가수주의 폐해"라는 글을 읽고 의견을 적어봅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할 좋은 방법은 정말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요? "라는 질문에 대한 나름 답변을 해볼까 합니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구조는 정말 기형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형 SI업체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고, 성공한 팩키지, 솔루션 회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과거에 성공했던 회사들도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쓰러져왔습니다. 그 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많은 이유 중에서 대형 SI업체가 지배하고 있는 시장구조에 대해서 의견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외국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대형 SI업체 구조는 우리나라 고객들에 입맛에는 맞는 것 같습니다. 대충의 요구사항만 가지고 있으면 대형SI업체에서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해줍니다. 심지어는 고객의 제시해야할 요구사항도 업체에서 달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고객은 신경쓸 일이 적은 대형 SI업체를 선호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불확실한 요구사항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은 일반적이고, 프로젝트 비용이 얼마나 들어갈지 알수도 없는 상황에서 입찰과 수주과 이루어지며, 이또한 저가 낙찰은 너무 흔합니다. 그 손실은 당연히 하청 업체들에게 전가가 되기 일쑤입니다. 이러한 구조하에서 많은 하청업체들은 기술개발보다 저가 용역에만 매달리게 되곤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무지한 대부분의 고객이 초래한 면이 있지만, 결국 그 피해는 프로젝트 품질의 저하로 고스란히 고객에게 다시 돌아가는 악순환이 벌어집니다. 여기서 손해를 보는 회사들은 대형SI회사들이 아니고 수많은 하청 업체와 솔루션 개발 업체들이 됩니다. 이런 업체들이 우리나라에서 장사 못해먹겠다고 외국으로 나갈려고도 해보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 대부분이죠.

해결책은 2가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첫째, 대형 SI업체의 해체입니다. 부정적이인 해체가 아니고, 대형 SI업체도 수익을 제대로 낼 수 있는 건설적인 구조로 변화해야 합니다. 프로젝트의 모든 것을 알아서 몽땅 해줘서 수익성이 낮은 자잘한 프로젝트와 일까지 매달리지 말고 큰 업체가 할만한 일들을 해야 합니다. 대형SI업체들은 작은 프로젝트와 업무로 인해서 대부분 손실을 보고 큰 프로젝트에 몇개에서 그 손실을 매꾸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이상 SI라는 분야에 매달리기 보다는 IT컨설팅, IT서비스의 영역으로 포커싱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대형 SI업체도 살수 있는 길이고 이는 SI업체들이 스스로 변화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둘째, 제도적으로 더욱 보완이 되어야 합니다.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이지요. 현재 분리발주법이 시행 중이지만 그 효과는 글쎄입니다. 편법이 얼마든지 가능하죠. 그리고 SW분리발주가 아닌 분석프로젝트 분할발주가 필요합니다. 현재는 대충의 요구사항을 가지고 수주를 하다보니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면 프로젝트가 2배로 커지기도 합니다. 특정 규모이상의 대형 프로젝트인 경우는 분석을 분리하여 프로젝트의 범위를 명확하게 하면, 전체 프로젝트의 비용이 합리적으로 나오게 됩니다. 여기에 저가입착을 어렵죠. 들어가는 비용이 뻔한 상태에서 저가 입찰은 품질을 포기하는 것이고, 이런 환경이라면 기술력이 낙찰의 중요한 요소가 되겠죠. 외국의 경우는 이미 분석 프로젝트를 분할하여 발주하는 것은 일반적입니다. 이를 제도적으로 더욱 보완해서 고객이나 업체 모두 상생의 길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악순환의 고리를 누가 먼저 끊을까요? 정부일까요? SI업체일까요?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조금씩 바꿔나가기에는 너무나 머나먼 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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