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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19일 일요일

커뮤니케이션 오류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수많은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를 발견하게 됩니다.

문서화 되지 않은 수많은 의견과 결정들에 대한 오해와 대화를 하면서 발생하는 표현의 오류는 한 두개가 아닙니다. 이는 비단 프로젝트에서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벌어지는 현상이지만, 일상생활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오류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을 수 있지만, 프로젝트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오류는 심각한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오가는 대화나 기록은 명확해야 합니다. 미사여구보다는 직설적인 화법으로 핵심을 정확하게 말해야 합니다. 또 하나의 문장은 사실, 의견, 추축, 가정, 결정 또는 정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하고 있는 말이 사실인지 의견이지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수많은 오해가 발생합니다.

특히, 의견이나 추측을 사실처럼 얘기하면 다른 사람들은 이를 바탕으로 계획을 세울 수도 있습니다. 또 경영진은 잘못된 결정을 내려서 큰 손해를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가정으로 이미 확인된 사실처럼 얘기하면 프로젝트는 큰 리스크를 안게 됩니다. 

따라서 프로젝트에서는 구체적으로 가정과 종속관계를 파악하는 활동을 하게 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나 결정해야 할 것들 및 종속되어 있는 항목을 찾아서 리스크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하나하나가 프로젝트의 리스크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면 지뢰밭을 걷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오류를 제거하려면 이 문장이 사실인지 의견인지를 정확하게 구분하여 적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누구의 의견이라고 적을 수도 있고, 누구의 결정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가정은 언제 확인하고 해결이 될지 계획까지 적는다면 누구나 해당 내용이 확인이 필요한 가정사항이고 상황에 따라서 프로젝트의 위험 요소라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직설적이고 확실한 표현이 삭막하게 들릴 수는 있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있어서는 더 좋은 표현법입니다.

연인에게 이러한 표현법은 안되겠지요? 

당신을 사랑하는데 이 표현이 사실, 의견, 추측, 가정 또는 결정일까요? 이를 구분해서 말한다면 따귀맞기 십상이겠네요.

2009년 10월 19일 월요일

SW개발과 Teamwork, 그리고 Review


거의 모든 SW개발은 팀으로 진행됩니다. 종종 혼자서 기획하고 개발, 테스트, 영업까지 모두 다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이는 워낙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 있는 일이고, 대부분은 팀을 이뤄서 일을 해야 효과적으로 SW를 개발해 낼 수 있습니다. 

그 팀의 규모는 2명에서부터 수천 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대규모 프로젝트 팀을 보기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5~6명 안팎의 소규모 팀은 아주 흔하게 볼 수 있고, Teamwork도 꽤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규모가 몇 십 명만 넘어가도 효과적으로 관리를 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서 팀이 규모가 커지면 프로젝트가 오히려 늦어진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소규모의 팀은 제대로 된 Teamwork를 갖춘 것이 아니라 워낙 작아서 서로 인간적으로 잘 통하고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왕성하게 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것이고 수십 명 규모의 팀은 똑같은 방법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많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팀을 이뤄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Review입니다.

Review에 익숙하지 않은 개발자들이 모여서 개발을 하는 것은 서로 따로 개발하는 개발자들을 한데 모아 놓은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이런 팀은 개발을 하면서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개발을 하기도 하고, 아키텍처

에 대한 오해를 하고 통합 시 인터페이스가 안 맞고, 일정이 서로 어긋나곤 합니다.

물론 각 개발자들이 서로 개발하는 모든 내용을 다 Review하고 공유할 수는 없습니다. 프로젝트의 규모에 따라서 또, 서로의 역할에 따라서 Review하는 범위와 대상이 달라집니다. 그럼 소프트웨어 개발팀에서 리뷰를 해야

하는 것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SRS(스펙) 작성 및 리뷰 (중요도 : 매우 높음)

제가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SRS는 SW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며 프로젝트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약하는데 가장 핵심입니다. SRS작성시는 개발팀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의 모든 관련자와 수 차례 리뷰를 합니다. 모든 관련자가 SRS의 모든 항목을 다 리뷰하는 것이 아니고 본인들이 책임지는 부분만 리뷰를 하면 됩니다. 예들 들어 Marketer인 경우는 프로젝트 목표와 비전, 주요 기능 등과 같이 마케팅에 필요한 부분만 리뷰를 하면 됩니다. 이렇게 SRS를 철저히 리뷰를 해야 모든 관련자가 프로젝트에 대하여 동일한 생각을 가지게 되고 프로젝트가 끝

날 때까지 스펙 변경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게 됩니다. 또한 이런 SRS리뷰가 일상적으로 반복적으로 일어나야 자연스러운 관행으로 자리잡고, 개발자들의 분석 능력을 향상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참고로 SRS(스펙, 요구분서)는 SW개발에서 약 40%의 비중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2. SW아키텍처 리뷰 (중요도 : 높음)

웬만한 규모의 SW의 아키텍처는 한 명의 머리 속에 나올 수가 없습니다. 아키텍처는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생각을 많이 할 수록 좋아 질 수 있습니다. 개발자들은 설계 단계에서 이런 아키텍처 리뷰를 여러 차례 반복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아키텍처를 점점 구체화 해나가고 개량해나갑니다. 규모가 큰 SW인 경우에는 상,하위 아키텍

처를 구분해서 설계를 하기도 하고 각 컴포넌트간에는 인터페이스만 정하게 되고 그 내부는 또 각 개발자들이 설계를 하고 리뷰를 하게 됩니다. 이 때 UML을 사용하건, Flow chart를 사용하건, DFD를 쓰던 큰 상관은 없으며 각자 익숙한 툴로 현재의 아키텍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것으로 작성하면 됩니다. 이러한 과정 또한 선배 개발자들이 후배 개발자들에게 지식과 경험을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3. 소스코드 리뷰 (중요도 : 중간)

소스코드 리뷰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SRS와 아키텍처리뷰보다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SRS와 아키텍처가 잘못되면 엄청나게 많은 재 작업을 해야 하지만, 소스코드가 잘못된 것은 버그로 발견되고 또, 상대적으로 쉽게 고칠 수 있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소스코드 리뷰는 좋은 관행이며 꾸준히 노력해서 정착해야 합니다. 소스코드 리뷰 방법은 매우 다양하지만, 저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Peer desk check을 권합니다. 소스코드 관리시스템에 Commit하기 전에 동료와 같이 리뷰를 하는 겁니다. 간단히 Diff툴을 실행해서 바뀐 소스코드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소스코드를 등록할 때 누가 리뷰를 했는지도 꼭 기록하게 하는 정책도 소스코드리뷰를 확산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있어서 Teamwork은 서로 사이가 좋은 팀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Teamwork에 있어서 서로 간의 신뢰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필요충분조건은 아닙니다. 각자 전문가로서의 자신의 일들을 제대로 수행하면서 리뷰 등의 커뮤니케이션이 적절히 원활하여 동일한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SW를 개발해야 합니다.

우리는 흔히 혼자서는 일을 정말 잘하는데 뭉쳐 놓으면 삐걱대는 개발자들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 이는 그 개발자만의 탓도 아닙니다. 서로들 Teamwork이 부족한 것이지요. 즉, 팀을 이뤄서 일하는 방법에 서툰 것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제대로 되어 있는 회사에서 몇 년 일해보는 것입니다. 그런 환경이 안 된다면 SRS(스펙)리뷰부터 조금씩 활성화 해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제대로 된 SRS(스펙)을 써보지 않는 개발자들에게는 SRS(스펙)을 쓰는 것도 큰 도전이지만, 어차피 SW를 제대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피해 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도를 해봐야 합니다. 

좋은 Teamwork를 갖추지 못한 개발팀에서는 아무리 뛰어난 개발자라고 하더라도 제대로 실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2013년 6월 3일 월요일

SRS를 개발 후에 연습하는 차원으로 적어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것은 SRS(Software Requirements Specification) 즉, 스펙을 잘 작성하는 것이다. 

그럼 SRS 작성법을 배우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남이 작성한 SRS를 보면 도움이 될까? 
가상으로 한번 써보면 도움이 될까? 
케이스별로 얼마나 도움이 될지 알아보자.

1%

스펙을 작성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남이 작성한 SRS를 보는 것은 얼마나 도움이 될까?
1%정도 밖에 도움이 안된다.
남이 치는 피아노, 골프를 보고 얼마나 도움이 될지 생각해보면 된다. 작성한 SRS의 내용이 그러게 도출되는 과정을 겪지 않고 결과만 보는 것은 1%밖에 보이지 않는다.

10%

그럼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하기는 어려우니 가상의 프로젝트를 생각해서 작성하면 어떻게 될까? 10% 정도는 도움이 될 수 있다. SRS에 포함된 수많은 내용 중에는 실제 상황이 아니면 도저히 생각해 낼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 이런 부분은 가상의 프로젝트에서는 배우기 어렵다.

30%

이미 끝난 프로젝트의 SRS를 적어보는 것은 어떨까? 나중에 혹시 유지보수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SRS는 원래 개발하기 전에 개발을 빠르게 하기 위해서 적는 것이다. 이미 종료된 프로젝트라면 적을 수 없는 부분이 많다. 또한 꼼꼼하게 적지도 않게 된다. 미리 적는 SRS처럼은 절대로 적을 수가 없다.
이미 코딩까지 끝났기 때문에 창의적인 생각이 필요한 Interface 등은 제대로 적기 어렵다. 현재 상태를 Reverse Engineering으로 적는다고 해도 깨끗하게 적을 수 없을 뿐더러 뒤죽박죽이라서 적어봐야 아무 의미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는 SRS를 작성하면서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스킬, 분석 능력, 인터뷰 능력 등은 전혀 익힐 수가 없다. 이러한 것을 빼고 내용만 일부 Dump하는 것은 Template을 익히는 것밖에 기대하기 어렵다.

100%

SRS 작성하는 법, 스펙을 작성하는 법, 요구사항을 분석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려면 크던, 작던 실제 프로젝트에서 SRS를 적어봐야 한다. 어떠한 프로젝트도 SRS의 모든 챕터를 다 커버하는 것은 없다. 따라서 하나의 프로젝트에서의 경험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오랜 기간동안 여러 프로젝트의 SRS를 작성해봐야 배울 수 있다.

따라서 일단 실제 프로젝트에서 작성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물론 피아노를 코치없이 배울 수 없듯이 경험이 많은 선배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은 꼭 필요하다.

2017년 4월 10일 월요일

이우소프트에는 이것이 있다 vs. 없다


개발자 캐리어 보장이 있다.

  • 개발자가 원하면 영원히 개발자로서의 경력을 보장해준다.
  • 개발자에게 나이가 많다고 관리를 강요하거나 권유하지 않고 본인의 적성과 역량에 따라서 진로를 결정하면 된다.

남녀 차별이 없다.

  • 남여에 따른 역할,대우의 차이가 전혀 없다.
  • 100% 역량에 따른 차이 밖에 없다.
  • 결혼, 육아에 따른 차별이 없다.

아키텍트가 있다.

  • SW아키텍트가 있고 스펙, 설계와 기술적인 이슈 해결을 담당한다. 코딩도 한다.
  • 무조건 고참이라고 아키텍트가 되는 것은 아니다.
  • 아키텍트가 되기 위한 까다로운 자격을 충족해야 한다.
  • 아키텍트는 사원부터 수석 연구원까지 있다.
  • 여자 아키텍트도 있다.

관리만 하는 개발팀장이 없다.

  • 개발팀장이 있기는 한데 휴가 결재가 하는 일의 대부분이다.
  • 개발팀장은 Technical leader로서 개발만 잘하면 된다.

전문가가 있다.

  • 자신의 일에 전문가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 하지만 전문가라면 의견이 존중되는 수평적인 조직이다.
  • 비전문가가 감놔라 대추놔라 하지 못한다.

영어 이름이 있다.

  • 모든 직원이 서로 영어 이름을 부르고 한국 이름은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
  • 팀장님과 같은 직책으로 부르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 수평적인 생각을 정착하기 위해서 영어 이름을 사용하며 모두 동일한 존칭을 사용한다.

직급에 따른 서열이 없다.

  • 개발자들은 직급이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 역량에 맞게 일을 분배하고 개발을 할 뿐이다.
  • 아키텍트가 따로 있고 PM이 일을 분배할 뿐이다.

잔디밭이 있다.

  • 8층 사무실 문을 열고 나가면 하늘 정원의 잔디밭이다.  
  • 잔디밭에 누워서 햇볕을 쐬면서 머리를 식히자.

운동 시설이 있다.

  • 체육관, GX, 웨이트 트레이닝, 골프 등의 시설이 직원들에게 제공된다.
  • 건강관리를 위해서 꾸준히 운동을 할 것을 권장하며 여러 종목의 코치를 채용하여 운동을 지도하고 있다. 물론, 자기 계발과 운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한다.


파티션이 없다.

  • 파티션이 전혀 없이 책상들끼리 붙이 있다. 
  • 모든 직원이 한눈에 보인다.

어린이집이 있다.

  • 직원에게는 무료로 제공되는 어린이집이 있다.
  • 출생 6개월부터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보육을 할 수 있다.
  • 자녀와 같이 출퇴근을 할 수 있다.



회의록이 있다.

  • 모든 회의가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이 된다.
  • 회의록은 거의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모든 직원에게 공유된다.
  •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도 언제든지 모든 회의록을 볼 수 있다.
  • 그리고 결정된 사항은 모두 철저히 추적 관리가 된다.

코리안 타임이 없다.

  • 회의시간이 1초도 늦는 직원은 없다.
  • 1초라도 늦은 직원은 회의 참석자 전원에게 커피를 사야하고 2번째 늦을 때는 전직원에게 피자를 사야 한다.
  • 커피는 얻어 먹었지만 아직 피자는 못얻어 먹었다. 언제 피자를 먹을 수 있을지 기다리고 있다.

전문 PM이 있다.

  • 전문PM이 합리적으로 일정,리스크 등 프로젝트 관리를 한다.
  • 억지를 부리지 않는다.
  • 그렇게 해서 최단 시간에 프로젝트를 끝내고 있다.

일정 강요가 없다.

  • 경영진이 말도 안되는 일정을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는다.
  • 1,2일 단위로 개발자가 산정하며 개발자가 예측한 일정을 다른 사람이 무시하지 않는다.
  • 그래도 일정이 부족하면 PM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일정 단축 전술을 구사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일정을 연기한다.
  • 필요 시 일정은 구현 시작 전에 연기하므로 비즈니스 부서에서는 일정을 조율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

몰입이 있다.

  • 하루 8시간 업무에 완전히 몰입해야 한다.

야근이 없다.

  • 강요된 야근이 없다.
  • 일정을 합리적으로 결정하고 몰입해서 일해야 하기 때문에 야근이 필요 없다.
  • 가끔 스스로 선택해서 야근을 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강요는 없고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다.
  • 강요된 야근은 장기적으로 SW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기업 문화를 퇴보 시킨다.
  • PM이 야근 카드를 꺼내는 경우는 정말 피치 못할 때이고 단기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스펙이 있다.

  •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는 항상 스펙을 작성한다.
  • 큰 프로젝트는 SRS를 작성하고 작은 프로젝트나 프로토타입 개발 시에는 One-pager를 작성하다.
  • SRS가 완료되면 모든 Stakeholder의 대표들이 서명을 한다.
  • 프로젝트 계획은 스펙을 기초로 합리적으로 수립한다.
  • 스펙은 변경되면 문서를 업데이트해서 최신 버전을 유지한다.

일정이 지연되는 프로젝트가 없다.

  • 지연되는 프로젝트가 하나도 없다.
  • 합리적인 일정 수립과 철저한 프로젝트 관리를 통해서 일정은 무조건 지킨다.
  • 일정은 협력사와의 약속이므로 목숨처럼 지킨다.
  • 출시 일정은 SRS가 끝날 때 확정한다.

60세 개발자가 있다.

  • 나이는 개발자인지를 결정하는데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보고서가 없다.

  • 개발자에게 보고서 강요가 없다. 주간보고도 없다.
  • 개발자는 개발만 하면 된다.
  • 문서는 개발문서만 쓰면 된다.

재택근무가 있다.

  • 회사에서 자격을 부여한 개발자는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다.
  • 가끔 회사에 나와서 회의를 하고 커뮤니케이션은 거의 이슈관리시스템을 이용한다.

서울에도 스마트워크 센터가 있다.

  • 본사에 동탄에 있는만큼 서울 북부 거주자 등 지역적인 어려움이 있는 직원들은 서울에 있는 스마트워크 센터에서 일할 수 있다.


E-mail이 없다.

  •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이슈관리시스템을 이용한다.
  • E-mail은 주로 외부인과만 주고 받는다.
  • 내부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기록이 되고 공유가 되며 추적이 된다.

개발자에게는 가장 빠른 PC가 있다.

  • 회사가 감당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개발자에게 가장 빠른 PC를 지급한다.
  • 빠른 CPU와 SSD를 장착하여 빌드 속도를 2배 빠르게 한다.
  • 그만큼 개발자는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 그리고 정시 퇴근해라.

피어 리뷰가 있다.

  • 개발자가 작성하는 코드 대부분을 리뷰한다. 리뷰를 통해서 버그를 찾고 공유, 학습을 한다.
  • 더 중요한 것은 스펙, 설계 리뷰다.
  • 개발자는 자신의 업무시간의 20%는 동료를 위한 리뷰에 사용해야 한다.
  • 시니어 개발자는 20% 이상을 리뷰에 할애한다.

마시고 죽자는 회식이 없다.

  • 원치 않는 음주 회식에 참여해서 끌려 다닐 필요가 없다.


즉석 라면이 있다.

  • 회사 식당에서 제공하는 아침 메뉴 중에는 즉석 라면이 있다.
  • 요리사가 별도로 맛을 낸 해장 라면을 즉석에서 끓여주고 충무김밥이 제공된다.

꼭 지켜야 하는 문화가 있다.

  • 공유, 협업, 커뮤니케이션이 꼭 지켜야 하는 문화다.
  • 공유와 협업을 철저히 하지 않으면 같이 일을 할 수 없다.




2012년 10월 25일 목요일

스타트업에서 SW 개발에 꼭 필요한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꼭 필요한 시스템들이 있다. 이것을 기반시스템, 영어로는 Infrastructure system이라고 한다. 기반 시스템은 수십 가지 종류가 있지만 회사 규모나 성격에 따라 꼭 필요한 것이 다르다. 꼭 필요한 기반시스템을 사용하지 않거나 규모에 맞지 않게 많이 사용하는 것 모두 문제다. 그리고 제대로 사용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회사 규모가 크면 좀더 많은 기반시스템을 사용할 필요가 있지만 스타트업에서는 꼭 필요한 몇 가지만 있으면 된다. 그럼 스타트업에서 꼭 사용해야할 기반 시스템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1. 소스코드관리시스템
필요성: ★★★★★
추천 형태: 호스팅
추천 서비스: Bitbucket, Github
추천 시스템: Git, SVN

소스코드관리시스템이 없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호스팅을 권장한다. 소스코드관리시스템을 직접 구축하여 운영하려면 하드웨어 구매 비용, 관리 비용 등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하지만 호스팅을 이용할 경우 그 수십 분의 일의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다.

호스팅으로 SVN을 이용할 경우 네트워크 속도가 느릴 경우 불편함이 있지만 DVCS(분산버전관리시스템)인 Git를 사용할 경우 문제가 많이 해결된다. Git는 SVN 사용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거의 비슷한 명령어 체계도 갖고 있다. 요즘은 Git도 편리한 GUI Client가 많아 SVN만큼 편하게 쓸 수 있다.Git는 기능이 너무 많아 어려워하는 개발자들도 있는데 SVN을 사용하던 방식과 거의 유사하게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시도해보기 바란다.

Git 호스팅 서비스인 Bitbucket.org를 이용하면 5명까지는 무료로 10명은 월 $10, 100명은 월 $100를 내면 된다. 100명 정도까지는 호스팅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비용적으로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2. 이슈관리시스템 (버그추적시스템)
필요성: ★★★★★
추천 형태: 호스팅
추천 서비스: Atlassian Jira OnDemand
추천 시스템: Jira, Redmine

요즘은 소스코드관리시스템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거의 없지만 의외로 아직 이슈관리시스템을 사용하지 않는 회사는 많다. 엑셀이나 위키를 이용하거나 Email로 처리하는 회사도 있다. 그렇게 해서는 방대한 소프트웨어 개발 이슈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도 없고 많은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들어간다. 수십 년 동안 진화를 거듭해온 이슈관리시스템들은 제대로 사용하기만 해도 회사 개발문화가 상당히 성숙하게 바뀔 수 있다. 아직 이슈관리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면 당장 도입하기 바란다.

과거에는 Trac, Mantis 등이 많이 사용되었다. 여전히 좋은 시스템들이지만 모든 것을 비교해보면 요즘은 Jira와 Redmine을 추천한다. 이슈관리시스템도 비용적인 측면에서 호스팅을 권장하고 Atlassian의 Jira OnDemand을 추천한다. 10명까지는 월 $10, 25명은 월 $100면 된다. OnDemand 스타트업을 위한 저렴한 비용을 제시하고 있다. 회사가 커지면 나중에 직접 구축하고 그 동안 쌓아 놓은 데이터는 마이그레이션이 가능하다.

3. 빌드시스템
필요성: ★★★☆☆
추천 형태: 자체 구축
추천 시스템: 자동화된 빌드 스크립트 자체 제작, Jenkins (구 Hudson)

위에서부터 점점 내려올수록 사용하고 있는 비율이 줄어든다. 빌드시스템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꼭 필요한 시스템이다. 많은 회사가 개발자 PC에서 Eclipse나 Visual Studio의 IDE창에서 버튼을 눌러 빌드한 소프트웨어를 그냥 출시하곤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개발자 PC는 “더러운 환경”이라고 지칭한다. 테스트를 하거나 출시를 위한 소프트웨어는 깨끗한 빌드 전용 “빌드시스템”에서 빌드해야 한다. 또 자동화된 빌드 스크립트를 제작해서 One-step으로 모든 빌드가 끝나야 한다.

적어도 하루에 한번은 자동으로 빌드를 실행하여 소스코드가 항상 빌드가 가능한 상태로도 유지해야 한다. 이를 Daily Build라고 부른다. 소수가 개발하면 이런 것 신경 안 써도 어쨌든 개발이 되기 때문에 소홀하기 쉽다. 하지만 “더러운 환경”에서 대충 개발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고 Daily Build를 하지 않는 것은 협업의 기본을 모르는 행위다. 빌드시스템은 자체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면 Daily build나 CI(지속적인 통합)을 위해 Jenkins등의 CI툴을 이용하면 좋다.

4. Wiki
필요성: ★★☆☆☆
추천 형태: 호스팅
추천 시스템: Confluence OnDemand

꼭 사용해야 하는 시스템도 아니고 특별히 추천을 하고 싶은 서비스도 없지만 Atlassian의 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하면 연동이 쉬운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비용도 Jira OnDemand와 같다.

Jira를 이용해도 상당히 많은 정보가 공유되지만, Wiki는 흩어져 있는 지식과 정보를 한군데로 모으는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Wiki는 결국 Tool이기 때문에 문서를 대신 작성해주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Wiki를 사용하기 위해서 강제로 문서화를 시도하다가는 Wiki가 방치되기 십상이다.

스펙도 작성할 능력이 좀 되고 문서화에 거부감이 없다면 Wiki를 도입하는 것도 괜찮다. 모든 문서를 Wiki가 대신할 수 없지만 많은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는 유용하다. 훌륭한 회사 자산도 될 수 있고 효율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에 많은 도움을 준다.

5. 프로젝트관리시스템
필요성: ☆☆☆☆☆
추천 시스템: 시스템보다는 엑셀 파일 이용

시스템을 잘못 사용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다. 좋은 프로젝트관리시스템이 많기는 하지만 대부분 스타트업이 사용하기 무거운 제품들이다.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것은 프로젝트관리시스템을 사용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스펙을 제대로 작성하지 않아서 지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펙이 잘 작성되어야 개발범위가 명확해지고 상세한 개발일정 수립이 가능하다.

일 단위의 개발일정이 수립되면 엑셀에 작성을 해서 관리해도 충분하다. 오히려 웬만한 프로젝트관리시스템들보다 엑셀이 더 편리하다. 회사가 좀더 커져서 수많은 프로젝트와 인력을 동시에 관리해야 할 때 프로젝트관리시스템 도입을 검토해보는 것이 좋겠다.

기반시스템은 도입하는 것보다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각 기반시스템을 사용하는데 꼭 지켜야 할 규칙을 몇 가지 제시한다.

소스코드관리시스템
1. 회사의 모든 소스코드 및 개발문서는 빠짐없이 등록해야 한다.
2. 커밋 메시지 규칙, 리뷰 규칙 등 회사의 규칙을 모든 직원이 철저히 따라야 한다.
3. 공식적인 빌드는 항상 Tag(베이스라인)를 남겨야 한다.
4. 협업을 위한 코딩 습관을 가져야 한다. 즉, 머지(Merge)가 원활하게 되게 해야 한다. 소스트리를 견고하게 가져가야 하며 개발자가 함부로 파일의 이름을 바꾸거나 이동하면 안 된다. 소스코드 내에서도 함수를 이리 저리 옮기면 안 된다. 이외에도 지켜야 할 수많은 습관들이 있는데 협업을 하면서 차츰 익히면 된다.

이슈관리시스템
1. 전 직원이 모든 이슈를 이슈관리시스템에 직접 등록해야 한다. 대리 등록은 사양한다.
2. Email, 구두, 전화, 메신저 등 다른 경로를 통한 요청은 없애나가야 한다.
3. 스스로 능동적으로 이슈관리시스템을 모니터링 해야 한다. 사장이라도 필요한 정보는 보고를 요청하지 말고 이슈관리시스템을 통해서 확인하면 된다.
4. 모든 이슈는 전 직원에 오픈한다.

지금까지 스타트업에 필요한 기반시스템과 기본적인 사용규칙에 대해서 설명했다. 기반시스템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회사 역량이 세계적인 수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야말로 기초 중에 기초일 뿐이다. 하지만 그러한 기초도 안되어 있다면 엄청나게 비효율적으로 개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기반시스템은 일단 경험을 해보고 제대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절대로 과거로 돌아가지 못한다. 때때로 과거에는 이런 좋은 시스템도 없이 왜 그렇게 고생을 했을까 회상하기도 한다. 물론 그때는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몰랐었다.

소프트웨어 회사라면 이런 기본적인 것을 잘 갖춰야 진정한 역량인 분석, 설계 등의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 아직 기반시스템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은 회사는 저렴한 호스팅 서비스부터 당장 갖추기 바란다. 시작이 반이다. 제대로 사용하기는 어렵지만 차츰 실력이 붙을 것이다. 혹시 어려움이 있거나 궁금한 것이 있다면 나에게 문의하기 바란다.

이글은 Techit에 기고한 글입니다.

2020년 7월 10일 금요일

코로나19 시대에 비대면 소프트웨어 개발이 필수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일하는 방식도 변화 시키고 있다. 그러면서 여러 분야에서 직접 만나지 않고 일을 하는 비대면 방식으로의 업무 방식을 도입할 수 밖에서 없게 되었다.

이러한 비대면으로 일하는 방식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있어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비대면 방식의 개발이 글로벌 수준의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과 일맥상통한다. 또한 비대면 방식은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의 감소와 효율적인 개발과도 맞닿아 있다. 그동안은 이런 비대면 방식의 개발이 많은 기업에서 도입이 어려웠다. 그동안 해오던 방식을 바꾸기 쉽지 않는 것이 한 이유인데, 이제는 필수적으로 비대면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따라서 비대면 방식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어떠한 영향이 있는지 짚어보고자 한다.

그럼 소프트웨어를 비대면 방식으로 개발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개발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가장 큰 이유는 개발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이다. 프로젝트가 점점 커지고, 복잡해지고, 유지보수까지 감안하면 그 비용의 차이는 점점 커진다. 

좀더 나아가 비대면 개발 방식을 재택 근무까지 확장하면 회사 입장에서는 거주지에 상관없이 개발자를 채용하는 이득이 있고, 꼭 하루 8시간 일하는 개발자를 채용할 필요도 없고, 개발자 채용이 훨씬 유연해진다. 또한 사무실 임대비용도 감소하여 많은 장점이 생긴다.

직원 입장에서도 개발 외의 시간을 덜 뺏기게 되어 업무 집중도가 높아지고, 감정 소모가 감소하는 장점이 있다. 전체적으로 개발 생산성도 향상된다. 하루 4시간 밖에 일하지 못하는 개발자에게도 취업의 기회가 생기고, 생활의 질도 올라갈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회사들이 몰려있는 수도권의 집값도 떨어지는 효과도 생길 것이다. 회사, 직원, 사회 모두가 이익이 된다.

문제는 얼굴을 보지 않고 일을 할 수 있냐는 것이다. 게다가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지 믿을 수 있냐는 것이다.

이제부터 사례를 비교해보고 어떻게 해야 비대면 방식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먼저, 미국의 경우를 보자.

미국에서는 이미 약 20%의 개발자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미 약 20%의 개발자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개발자로 입사를 하면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는 훨씬 더 증가하고 있다. 즉, 미국에서는 이미 비대면으로 개발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고, 비대면 개발에 별 문제가 없다.

미국에는 비정규직 포함 1200명의 직원이 모두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있다. 바로 GitLab이다. GitLab의 모든 프로세스는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문서를 통해서 개발이 이루어진다. GitLab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Facebook은 개발자가 입사한 첫날 버그를 고친다. 이렇게 고친 버그는 전세계 서비스 된다. 개발자가 입사를 하면 버그관리시스템에서 버그를 할당해주고, 개발자는 온라인으로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소스코드를 내려 받고, 수정 후, 온라인으로 코드리뷰를 받고 소스코드를 등록한다. 한 사무실에 있는 동료들의 얼굴을 볼 수 있지만, 얼굴을 보지 않아도 일하는 방식은 똑같다.

최근 실리콘밸리의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대대적인 재택근무를 선언하고 있다. Facebook은 향후 5~10년에 걸쳐 직원 절반이 영원히 원격근무를 할 것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서 실리콘밸리 집값도 떨어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의 회사들은 전면적인 재택근무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정 직군만 재택근무를 시행하거나 일주일에 며칠만 재택근무를 시도하곤 한다. 아예 비대면으로는 일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 우리나라 회사의 사례를 살펴보자.

스펙 문서를 보고 개발자가 개발을 못한다.


A사는 공공 프로젝트를 위주로 사업하던 회사다. 공공 프로젝트에서 업무를 분석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업무 분석가가 핵심이다. 업무 분석가가 소프트웨어 스펙을 작성해서 개발자에게 넘겨주면 문서를 보고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실제는 업무 분석가가 개발 기간 내내 옆에서 기능을 설명해줘야 했다. 업무 분석가는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프로젝트에 묶여서 다른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가 없다. 회사 입장에는 수주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줄어 들기 때문에 손해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몇 년을 노력해도 스펙 문서를 전달해서 개발자들이 스펙 문서를 보고 개발한다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B사는 신입 개발자가 입사를 하면 사수를 정해주고 이거 저거 가르쳐줘야 하는 것이 많다. 신입개발자는 최소 한달은 되어서 실제 개발에 투입이 될 수 있다. 사수인 고참 개발자도 시간을 많이 빼앗기고, 신입개발자도 월급 값을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개발자가 입사할 때마다 이런 일은 반복된다. 신입 개발자에게 문서를 전달해주고 알아서 개발을 하게 하고 싶지만, 고참 개발자는 이를 위해서 문서를 따로 만들 시간이 없다.

왜 대면 개발이 문제인가? 대면으로 밖에 개발을 못하면 진짜 문제인가?

대면 위주로 개발하면 초기에는 뭔가 더 효율적인 것 같지만, 효율은 점점 떨어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개발자가 필요하고 초기 개발자가 유지보수에 더 매달려야 하고, 업그레이드 할수록 개발 비용이 증가한다. 

비대면 개발은 시스템, 문서 위주로 개발이 진행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록이 남고 혼선이 줄어들며 유지보수 준비가 된다. 

위기가 곧 기회


일본의 수출규제가 우리 부품 산업이 자립도를 높였듯이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바뀌어야 하겠지만, 한국인의 저력과 맞물려서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 몇 단계 업그레이드 될지도 모른다. 그러기 위해서 방법을 알아야겠다.

비대면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비대면 개발을 위한 시스템, 툴이 준비되어야 한다.

작은 툴부터 시스템까지 10~20여가지의 시스템이 도입되어서 내재화되어야 한다. 많은 것 같지만 적응해서 사용하다 보면 하나하나 필수적인 것이고 이것들 없이는 개발을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것이다. 여러 회사를 살펴본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비대면 개발 프로세스를 위한 시스템, 툴을 촘촘히 전부 도입하고 있는 회사는 드물다. 일부 시스템만 사용하고 있어서 프로세스 중간중간 비대면 프로세스가 끊어지는 경우가 많다. 필수 시스템 중 몇가지만 예로 들면 문서관리시스템, 지식관리시스템, 소스코드관리시스템, 이슈관리시스템, CI시스템, 코드리뷰시스템 등이다. 추후 하나씩 자세히 알아보려고 한다. 이렇게 비대면 프로세스가 끊어지면 지속적으로 비대면 개발을 할 수 없고, 중간중간 얼굴을 보고 일하지 않으면 안된다.

둘째, 문서작성 역량이다.

단순히 워드 문서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시스템을 사용하려면 모든 것을 다 적어야 한다. 말로 하는 커뮤니케이션보다 글로 적는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져야 하고, 문서를 통해서 의사를 전달하고 문서를 보고 개발할 수 있는 수준의 문서를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자세하게 적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최소한으로 문서를 적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런 역설적인 말을 이해해야 한다. 개발에 관련된 문서는 많다. 기획문서, 스펙문서, 백서, 설계문서, 테스트 관련 문서 등 여러 문서를 온라인 프로세스를 통해서 작성하고 리뷰하고 확정하고 변경 관리를 해야 한다. 

셋째, 개발 문화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수평 문화다. 온라인으로 비대면 개발을 하면 업무가 수평적으로 진행된다.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역할이 존재할 뿐이고 수직 관계가 없어져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개발이 된다. 온라인에서도 수직관계가 여전히 존재한다면 일이 잘 진행 안될 것이다. 각자 자신이 맡은 일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연공서열, 장유유서, 상명하복 이런 것들이 점점 희박해지고, 전문성이 강조되는 문화로 바뀌어 나가야 한다. 얼굴 안보고 일하면 이런 문화가 바뀔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만 닥친 것이 아니다. 전세계가 동일한 환경에 처했다. 전세계가 비대면 방식으로 업무를 바꾸고 있고, 우리가 조금이라도 더 빨리 적응해 나가야 한다. 승부는 2,3년 안에 나게 되었다. 여기서 뒤쳐지면 따라잡기 어렵다.

비대면 방식이 소프트웨어 개발은 이제 선택이 아니고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오늘은 비대면 방식의 개발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만 했는데, 앞으로 하나씩 자세히 소개를 할까 한다. 하루아침에 습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차근차근 알고 익혀 나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 일 것이다. 

이 글은 ZDNet Korea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2009년 8월 20일 목요일

회의 때문에 일할 시간이 없다.

경영자들은 "우리는 업무 공유가 안돼. 커뮤니케이션이 안돼" 라고 하면서 물리적으로 소통을 증가시키는 방법을 찾곤 합니다.

억지로 회의를 가지게 하고, 영업팀과 개발팀을 옆에 붙여 놓거나, 회사의 파티션의 높이를 낮추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합니다.

회의시간을 늘인다고, 옆에 있다고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잦은 회의는 업무시간만 줄어들고 성격이 다른 부서들이 서로 뭉쳐 있으면 소음 때문에 개발에 방해만 됩니다. 

커뮤니케이션은 적절한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통해서 해결해야 합니다. 스펙을 작성하고 리뷰할 줄도 모르는데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공유가 안된다고 한탄할 수는 없습니다. 프로젝트 관리 시스템이 있다면 회사의 모든 사람들이 프로젝트 진행과정을 물어보지 않아도 훤히 알 수 있습니다. 

대화는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가장 비싸면서 오류도 많고 휘발성입니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려면 대화의 수단은 줄이고 시스템과 기록을 강화해야 합니다.

체계를 제대로 갖추고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라면 대부분의 업무가 몇 가지의 핵심 시스템을 통해서 이루어지며 대화는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됩니다.

물론 당사자들이 모두 모여서 한번이면 해결 가능한 이슈를 메일이나 다른 수단을 이용해서 여러차례 반복해서 소통을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죠. 하지만 반대로 시스템으로 간단히 공유하고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것들을 만나서 해결하는 것은 더 비효율적입니다.

아직도 문제가 생기면 매일 모여서 회의하고 또 결론이 없어서 다음에 또 회의를 반복하고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 또 회의하고 개발 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이런 상황인가요? 프로세스와 시스템이 필요할 때가 된 겁니다.

2014년 8월 15일 금요일

인원 늘면 꼬이는 SW개발문화의 현주소

꽤 오래 전 TV에서 혼자서 무인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는 한 대학 교수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20년째 혼자서 연구를 하고 있었고 조금씩 개량해서 그 당시 한적한 국도를 혼자서 달릴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복잡한 도로에서는 제대로 달릴 수 없었다. 

어린 마음에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고 운전자 없이 도로를 달리는 차들을 상상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뒤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현재 구글은 이미 실용적인 수준의 무인 자동차를 개발했다. 시중에 운전자가 없는 자동차가 굴러다니는 것을 볼수 있기 일보직전이다.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20년전 필자가 다니던 H사는 전국적으로 뛰어나다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모여들었다. 필자가 참여했던 프로젝트 중 하나는 팀원이 4명이었다. 그런데 같은 종류의 제품을 만드는 미국의 경쟁회사인 C사는 프로젝트 팀원이 400명이었다. 4대400으로 경쟁하는 것이었다. 그때는 내심 부러워했지만 그때 만약 400명의 개발자가 있었다면 미국 회사 정도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나는 프로젝트 팀원이었는데 스펙을 본 적도 없다. 스펙이 없기 때문이었다. 나는 팀장이 구두로 설명하면 일을 하곤 했는데 400명의 개발자가 추가 됐어도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 당시 H사를 다니던 뛰어난 개발자들은 전국 각지의 회사들로 흩어져서 일당백의 개발자로 일하고 있고, 들으면 알만한 수많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사례는 내 기억에는 없다. 돈을 많이 번 사례로는 게임회사를 운영한 경우가 있지만 게임의 핵심 경쟁력이 소프트웨어는 아니기 때문에 예외로 해야 할 것이다. 작은 회사를 유지하면서 건실하게 유지하고 있는 회사도 있지만 큰 회사로 성장한 경우 소프트웨어 역량은 형편없어지는 사례를 자주 보았다. 

한국에서 개인 또는 소수 개발팀이 소프트웨어를 알차게 만들어서 꽤 인기를 끄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규모가 꽤 큰 외국 개발팀에서 생산하는 소프트웨어보다 괜찮은 경우도 있다. 이런 굉장한 효율을 보여주는개발팀은 대부분 10명이하의 소규모팀이다. 

하지만 개발팀이 수십, 수백명이 넘어가면 효율은 점점 떨어진다. 개발자가 1000명이 넘는 회사를 가보면 거대한 개발조직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별로 찾아볼 수가 없다. 개발자는 1000명이지만 개발자 10명짜리 회사가 100개 모여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팀간에 지식은 공유가 잘 안되고 협조하기도 쉽지 않다. 하나의 거대한 지식 공동체라기보다는 조직적으로 잘나눠지고 관리되는 팀일 뿐이다. 

이런 현상은 현재 일하고 있는 개발자들 탓은 아니다. 한국 개발자들도 지식 공동체가 잘 구축되어있는 회사에서 처음부터 개발을 시작했다면 어떻게 서로 지식을 공유하고 협업하는지 자연스럽게 몸에 익혔을 것이다. 그런 문화속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는 아키텍트가 탄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문화가없는 조직에서는 기업의 문화를 그대로 배울 수 밖에 없다. 

비싼 툴을 쓴다고 프로세스를 강화한다고 해서 지식공동체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점점 멀어지게 된다. 

지식을 공유한다고 이슈관리시스템을 쓰고 위키, KMS를 도입하지만 골프채를 바꾼다고 골프를 잘치게 되는 것은 아니다. 툴은 필요하지만 먼저 문화를 익혀야 한다. 문화는 사회에 나와서 갑자기 익히기도 어렵다. 학교에서부터 공유, 토론, 협업문화를 익힐 수 있는 수업을 위주로 문화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한국에서 미국에 이민을간 중학생이 미술 수업시간에 그림을 그리는데 반에서 가장 잘그렸다. 하지만 B 학점을 받았다. A 학점을 받은 학생은 자신보다 그림을 못그렸지만 그림에 대해서 설명을 훨씬 잘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대학수업 대부분의 과목에 토론수업이 병행되고 있다. 강의를 받고 끝나는것이 아니라 그만큼의 토론수업이 또 진행된다. 토론이 항상 몸에 베이게 되는 것이다. “토론, 까짓별거야? 우리도하면되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십여년을 토론수업을 하면서 배워온 사람들과는 문화적인 차이는 명백히 드러난다. 토론을 몸으로 익혀온사람들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도 적절한 커뮤니케이션과 공유, 협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대규모 프로젝트의 성공은 뛰어난 아키텍트에 달려있다. 한국에 뛰어난 프로그래머는 많지만 뛰어난 아키텍트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유가 이런 환경에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발자 10만 양병설, 초등학생 SW 교육을 외치기 전에 문화를 바꾸는데 더 노력을 해야 한다. 

2014년 5월 23일 금요일

할아버지 개발자를 만나고 싶다

외국 소프트웨어 회사에서는 할아버지 개발자들을 종종 볼 수 있다. 현재도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는 진짜 개발자들이다. 우리나라가 개발자들은 이런 할아버지 개발자를 만나보거나 이야기를 전해 들으면 많이 부러워한다.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경력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관리 업무를 겸하거나 아예 관리자로 전환된다. 관리와 개발업무를 동시에 하는 개발자들도 관리하랴, 회의하랴 바빠서 본인이 가장 잘하며 좋아하는 개발 업무와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 또 관리를 하지 않으면 회사에서 파워가 줄어들거나 대우도 안 좋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리고 본의 아니게 관리 쪽 진로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종종 자신은 끝까지 개발만 하겠다고 고집하는 개발자들은 관리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떨어지는 괴짜라고 생각하는 이상한 시각도 존재한다. 

S사의 예를 보자. 이 회사는 오래 전부터 개발자 경력을 보장해주고 있다. 제도적으로는 개발자 트랙을 선택한 사람들은 관리를 하지 않고 개발만 계속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속을 보면 개발자 트랙을 선택하나 그렇지 않으나 큰 차이는 없다. 개발자 트랙을 선택한 경우에도 개발 일에만 집중할 수 없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개발과 관리를 겸하게 된다. 개발과 개발이 아닌 일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일을 해서 대부분은 개발 경력이 쌓일수록 개발에 집중할 시간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T사의 경우 10년차 이상이 되면 팀장이 되고 파트장을 맡는다. 대부분 회사에서 가장 뛰어난 개발자들이다. 하지만 관리를 조금이라도 맡은 이상 낮에는 개발에 집중할 시간이 거의 없다. 보고서 작성에 회의 참석, 다른 부서와 의견 조율, 이런 일로 하루를 보내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개발 일을 시작한다. 이런 생활을 몇 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개발 일에서 손을 놓게 되었다. 

이런 회사에 경영자들에게 왜 회사의 가장 뛰어난 개발자들이 개발을 거의 못하는 관리 일을 시키냐고 물어보면 다음과 같은 얘기를 한다. 

“당연한 것 아닌가? 소프트웨어 개발은 워낙 특수해서 개발을 속속들이 잘 알아야 개발 조직을 관리할 수 있다. 그가 우리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을 가장 잘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에게 개발 조직 관리를 맡기고 있고 본인도 그 자리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주변에서 소프트웨어 업계의 유명했던 롤모델들을 보면 지금도 개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왕년에 개발을 좀 했던 실력자이지만 현재도 개발을 하고 있는 엔지니어는 만나기 힘들다. 왠만한 뚝심으로는 개발자로 남아 있기가 어렵다. 당사자들이 환경에 순응해서 개발에서 손을 놓게 된 경향도 크다 

우리는 각 기업의 최고 개발자였지만 지금은 관리자인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이들은 대부분 본부장, 센터장, 부서장, 연구소장 등과 같은 직함을 가지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과거에는 개발자였을지 모르지만, 그리고 지금도 코드를 잘 읽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관리자로 몇년만 지나면 더 이상 개발자가 아니다.

개발도 잘하고 관리도 잘한다는 것은 착각이다. 관리자가 된 이상 개발에 대해 특히 아키텍처나 구체적인 기술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참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관리를 잘하는 것이 본인의 업무이고 그것만도 매우 어렵다. 

나는 블로그를 통해서 자신의 회사에서 개발자 경력을 보장하고 있는지 설문 조사를 한적이 있다. 과거 4년동안의 통계를 보면 개발자 경력 보장 제도가 있는 회사는 14%이다. 물론 제도는 있어도 형식적이거나 현실적으로 개발자로 남기 불가능 회사가 많기 때문에 실제 개발자가 경력을 보장받을 수 있는 비율을 훨씬 떨어지게 된다. 한마디로 20년, 30년 개발자로 남아 있기는 낙타가 바늘 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렵다. 

우리나라는 장인정신보다는 관료주의적인 전통이 자리잡고 있어서 전문가보다는 관리자가 더 높은 자리로 인식된다. 그러다 보니 개발자도 분위기에 순응해서 자연스럽게 관리 쪽으로 슬금슬금 넘어가게 된다. 팀장, 부서장이 되어서도 개발에 집중하고 싶어도 주간보고, 월간보고, 업무 분배, 진척확인, 부서간 소통, 보고서 작성, 채용, 사업계획, 평가, 경영자에게 보고 등등 이런 일이 점점 늘어가고 그러다 보면 점점 관리자로 탈바꿈한다. 

개발자가 개발 일에서 떠나는 이유가 또 하나 있다. 개발 프로젝트가 대부분 합리적이지 못하고 무리한 경우가 많아서 몇 년 구르다 보면 야근과 각개전투가 난무하는 전투현장에서 벗어나고 싶게 된다. 개발이 진짜 즐겁고, 개발자로 충분히 대우도 받고 보장을 받을 수 있다면 관리자가 되려고 할까? 개발이 합리적이고 즐겁고 비전이 있어서 개발자들이 남아 있으려고 할 것이다. 

이렇게 고급 개발자들이 떠나게 되면 소프트웨어 생산성은 극도로 낮아진다. 이것은 회사적으로도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다. 뛰어난 개발자들이 관리를 잘 해준다고 해도 소프트웨어 생산성에는 별로 도움이 안된다. 그럼 소프트웨어 개발이 그렇게 관리가 많이 필요한가? 사실 개발팀은 관리할게 별로 없다. 

관리가 많이 필요한 개발팀은 비효율적 팀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나타낸다. 단, 프로젝트 관리는 필요하고 전문 프로젝트 관리자가 있을 수 있다. 큰 조직이나 큰 프로젝트는 이보다 더 많은 전문 관리자가 있을 수 있다. 프로젝트 매니저(Project Manager), 리스크 매니저(Risk Manager), 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manager), 프로그램 매니저(Program Manager) 등 다양한 전문 업무로 세분화 되기도 한다. 

외국 소프트웨어 회사와 같이 일해본 개발자들은 종종 할아버지 개발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은 50세가 넘어서도 가끔은 60세가 넘어서도 개발을 한다. 코딩도 직접 한다. 

왜 할아버지 개발자가 중요할까?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물론 예외도 일부 있지만 보통 경력이 쌓일수록 실력이 늘어간다. 그래서 회사의 개발자 층은 피라미드 구조를 이룬다. 그런데 가장 뛰어난 늙은 개발자가 관리를 하고 있으면 개발자 피라미드의 중간부터 꼭대기가 아예 없는 사다리꼴 피라미드가 된다. 이런 회사에서 개발 경쟁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개발자 본인은 어떨까? 나도 마찬가지지만 대부분의 개발자들은 관리를 극도로 싫어하고 잘하지도 못한다. 개발자들은 개발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 행복한 일을 하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개발자라는 직업은 얼마나 멋진 직업인가? 하지만 40, 50세를 넘은 개발자를 찾아보기 어려운 현상은 개발자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고 직업 안정성을 해치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딴 선수가 20대 중반에 은퇴한 후 직장의 조직에서 불안해하는 것과 별반 다를게 없다. 이런 현상이 개발자 직업 선호도를 낮추는 원인이 되고 있다. 성공한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사장이나 연구소장이 나와서 브리핑하는 것이 아니고 백발의 진짜 개발자가 나와서 개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들이 뉴스에 자주 나와야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경력을 보장하는 일은 개인, 회사, 사회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미래의 사활이 걸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회사가 해야 한다. 회사에서 개발자의 경력보장이 왜 중요한지 먼저 인식해야 한다.  왜? 거기에 회사의 소프트웨어 개발 경쟁력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먼저 개발자와 비 개발자의 트랙을 명확하게 나눠야 한다. 좋은게 좋은 거라고 두루뭉술해서는안된다. 개발자는 철저하게 관리 업무와 잡무에서 보호를 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보고서 작성, 사업 계획, 예산, 평가 등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이런데 10%라도 시간을 빼앗기면 개발 생산성은 50% 이하로 떨어진다. 관리업무와 잡무는 다른 사람을 시키면 된다. 개발자가 10명 이하인 회사도 업무는 나눌 수 있다. 

회사에 롤모델과 멘토도 만들어야 한다. 내가 지금까지 개발자로 남아 있을 수 있던 이유는 롤모델이 있기 때문이다. 개발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고 따라 할 수 있어야 한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요정과 같은 모습은 따라 할 수가 없다. 처음에는 어렵겠지만 개발자 롤모델을 키워내야 한다. 개발자에게 모든 것을 원하는 만능 개발자 위주 정책이 없어져야 한다. 한분야의 전문가라도 개발자로 일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회사가 준비가 되었다고 다는 아니다. 개발자 개인들도 생각을 바꿔야 한다. 본인의 성향을 보고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 인간의 두뇌 구조는 개발자와 관리자 모두를 잘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 않다. 물론 사회적 제도적 제한이 있어서 본의아닌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본인의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개발자로 남고 싶으면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한다. 시야도 넓혀야 한다. 비즈니스도 잘 알아야 한다. 개발자들이 서로 기술을 공유하고 경험을 나누며 같이 성장하려면 피어리뷰가 필수다. 

최고의 개발자들이 관리자나 다른 분야로 떠나고 신참들만 넘쳐나는 개발현장에서 경쟁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런 관료적인 분위기를 소프트웨어 현장에서 없애지 않으면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미래는 없다. 나는 지금도 소프트웨어 경영자를 만나면 개발자 경력 보장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 한다. 

물론 말 한마디로 30년차 개발자의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고 실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개발자 경력보장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먼저 필요하다. 생각은 바뀌었는데 방법을 모르는 회사는 얼마든지 도와줄 의향이 있다. 그 중요성을 깨달은 것만으로도 이미 50%는 달성한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할아버지, 할머니 개발자를 흔하게 보는 시기가 되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행복하게 일하는 세상이 이미 되어 있을 것이다.

2009년 1월 29일 목요일

Head First Software Development 리뷰



"더 쉽고 재미있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방법"

이 책의 한글 부제입니다.
확실히 재미는 있겠더군요. 책도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고요.
책의 전반적이 내용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과정을 재미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잘 작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상당히 부족한 점이 발견됩니다. 그건 바로 "스펙"이죠.

이 책에서 소개하는 사용자 스토리와 태스크는 "스펙"을 대신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사실 내용도 좀 다르죠.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소프트웨어가 있는데, 그 중에서 일부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이 적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서 간단한 쇼핑몰 사이트를 구축하거나 그리 복잡하지 않는 비즈니스 시스템을 만들 때 좋을 것도 같습니다. 그 외에도 더 있겠죠.

하지만 사용자 스토리와 태스크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게 되면 개발 후에 뭐가 남나 생각해보면 남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스펙"은 단순히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만 쓰이는 것이 아니고 유지보수 기간에도 계속 필요하며 차기 업그레이드에서도 필요합니다. 또 그 내용은 사용자 스토리와는 비교가 안될 만큼 다양한 내용이 포함됩니다. 결국 그러한 스펙의 필수 내용들은 무시된 채 개발이 될 수도 있고 개발자가 경험이 많고 재수가 좋으면 큰 문제가 없을 수도 있겠죠. 또 너무 단순한 사용자 스토리는 결국 러프한 요구사항을 가지고 개발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결국 개발자의 취향이나 능력에 따라서 기능이 달라지는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서 "스펙"은 매우 중요하며 꼭 필요합니다. "스펙"은 프로젝트의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이며 일정과 비용 산정의 기준이 됩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가 자신의 소프트웨어 프로젝트에 이 방법을 직접 적용하고 싶다면 "스펙"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하면 안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프로젝트에 적당한 방법인가도 생각을 해봐야 겠습니다. 또한, 이터레이션도 모든 소프트웨어 개발에 적당한 방법이 아닙니다. 이터레이션이 적합한 소프트웨어가 있죠.  

물론 이 책은 쉽고 재미있게 잘 쓰여진 책입니다. 단, 이 방법이 모든 소프트웨어 개발에 적용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하나의 좋은 방법을 소개한 것으로 보면 적당할 것 같습니다. 결국 원리를 깨우치고 자신의 개발팀에 알맞은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이 올바른 방법입니다. 

어디에도 끝내주게 좋은 방법은 없으니까요.

2010년 11월 11일 목요일

문서화 딜레마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회사 중에서 문서를 제대로 작성하고 있는 곳을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제대로 작성한다는 의미는 꼭 필요한 만큼 적절히 효과적으로 작성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회사는 변변한 문서 하나 없이 개발을 하고 있고 반대로 소수의 회사는 불필요한 문서를 잔뜩 만들어서 오히려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물론 제대로 하고 있는 회사도 있지만 그 수는 극히 적습니다.

대부분의 여러분들도 겪은 현상이거나 앞으로 겪을 것입니다. 변변한 문서하나 제대로 만들지 않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는 구멍가게 이상의 규모로 성장하기 어렵습니다. 회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문서가 부족하면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기하급수로 증가하기 시작합니다. 회사가 작았을 때 숨어있던 문제들이 마구 터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미 문제가 되기 시작한 이후에 문서를 만들어보자는 결심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미 제품을 다 개발한 이후에 유지보수하는 제품의 문서를 제대로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문서의 주목적은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개발하기 위한 것이지 유지보수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유지보수 단계에서 문서를 만들면 문서에 많은 내용이 빠지게 되고 의욕도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또 다른 곳에 있습니다. 그동안 제대로 문서를 만들지 않고 개발을 해온 개발자들이 문서를 만들자고 결심만 했다고 해서 문서를 작성하는 실력이 갑자기 생기지는 않습니다.

즉, 문서를 만드는 실력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본인들은 문서를 잘 작성할 줄 아는데 바빠서 만들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간만 있다면 문서를 언제든지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자체가 문서를 제대로 만들어 본적도 없고 문서를 만들지도 모른다는 반증입니다. 왜냐하면 바쁠 수록 문서를 적절히 잘 만들어야 프로젝트 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제대로 된 문서도 없이 유지보수가 뒤죽박죽이 되어서 항상 고참 개발자들이 유지보수에 매달려야 해서 계속 바쁘게 되고 그러다보니 문서를 제대로 만드는 실력을 향상할 기회는 또 없게 됩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해도 또 과거의 방식으로 문서도 제대로 없이 개발을 하게 됩니다.

개발자들이 코딩을 잘하는 이유는 수년에 결쳐서 코딩을 계속 해 왔기 때문입니다. 철저히 훈련이 잘 되어 있습니다. 다들 실력차이는 나지만 코딩을 못하는 개발자는 개발자도 아니죠. 

그렇듯 문서도 계속 작성을 해봐야 잘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기가막히게 멋진 문서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항상 기록을 남기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문서를 잘 작성하는 실력을 키우는데 좋은 도움이 됩니다.

물론 프로젝트에서 필요한 문서는 단순히 글을 잘 작성한다고 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습관이 출발점입니다.  그리고 프로젝트에서 필요한 문서는 원래 선배들이 제대로 작성을 해 왔다면 문서를 리뷰할 때 참석해서 문서 작성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선배에서 문서 작성법을 배울 수 있는 회사는 우리나라에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스스로 해 나가야 합니다. 이에 관련된 책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 중 하나 입니다.

명심할 것은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입니다. 너무 많은 내용을 완벽하게 적으려고 하면 오히려 금방 질려서 포기하게 됩니다. 또한 바쁘니까 나중에 몰아서 만든다는 생각도 버려야 합니다. 문서는 지금 이순간이 아니면 만들 수 없습니다.  지금 필요한 만큼만 적당히 적게 만들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