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27일 토요일

왜 소프트웨어 번역의 기준은 영어가 되어야 하는가? (20)

이전 글에서 소프트웨어 번역 프로세스의 제 1원칙은 메시지 키는 영어 자체여야 한다고 했다. 즉, 번역의 기준은 영어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수많은 번역 함수들은 이 제 1원칙에 어긋나있다. 개발자들도 제 1원칙에 어긋난 수많은 방법을 이용해서 소프트웨어 번역을 하면서 수많은 문제가 봉착하고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들이 
MS개발툴, Java 등 널리 쓰이는 개발툴에서 제공하는 번역 함수들을 그대로 이용해서 번역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개발자들이 매우 많다. RC파일을 이용해서 메시지가 10,000개,지원하는 언어(로케일)가 30개인 프로젝트를 수행해 낼 수 있다고 착각한다. 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 비효율적이고 거의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대규모 프로젝트에서는 오픈소스 또는 내부에서 개발한 번역 함수와 자동화된 번역 프로세스를 통해서 해결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매우 전문적인 소프트웨어 국제화 담당자들이 활약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규모 프로젝트에서는 스스로 개발한 번역 함수와 번역 프로세스를 사용하곤 하지만 원칙에 어긋나거나 완전 자동화에 실패를 해서 빠져 나오기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곤 한다. 

그럼 번역의 기준이 되는 메시지의 키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영어가 아니면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번역 함수에 “메시지 키”를 넘겨주면 “번역된 메시지”가 넘어 온다.
 
번역된 메시지 = 번역함수(메시지 키)
"번역함수"에는 여러가지고 있고 물론 자동으로 번역을 해주는 함수가 아니고 번역가가 번역한 메시지를 소프트웨어서 보관하고 있다가 사용자가 사용하는 언어로 변경 해주는 함수를 말하는 것이다.

개발자들이 번역을 위해서 사용하는 메시지의 키는 대략 4가지 정도가 있다.

1. 숫자
2. 심볼
3. 한국어
4. 영어
 

첫 번째 숫자부터 알아보자. 번역의 기준을 숫자로 사용하는 방법은 매우 오래된 방법이다.
번역함수(1) => 사과
번역함수(2) => 딸기
이렇게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의 문제점은 
숫자를 잘 관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번역이 필요한 메시지를 새로 추가할 때 기존의 숫자들과 중복되지 않는 숫자를 찾아야 하고 삭제할 경우에는 해당 메시지가 더 이상 정말로 사용되지 않는지 면밀히 검토를 해야 한다. 이런 번거로운 절차를 자동화하는 툴들도 있지만 잘 동작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숫자를 보고 바로 번역할 수 없으므로 영어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고 영어 번역이 바뀌면 다른 언어도 번역을 변경해야 하는데 이를 관리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 숫자를 기준으로 번역하는 것은 함수는 간단해 보이지만 관리가 너무 어려워서 이제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두 번째 
심볼을 쓰는 방법은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번역함수(MSG_CLOSE) => 닫기
번역함수(BUTTON_OPEN) => 열기
이렇게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숫자에 비하여 심볼을 보면 대충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어서 개발자들이 메시지 파일을 뒤지지 않고도 심볼을 기억해서 사용할 수도 있고 엉뚱한 메시지를 사용할 위험성이 줄어든다. 하지만 이 방법에도 치명적인 몇 가지 문제가 있다. 먼저 매번 새로운 메시지가 추가될 때마다 
심볼을 정해야 한다. 이때 다른 동료와 동시에 같은 심볼을 정해서 충돌이 날 수도 있고, 기존에 사용된 심볼을 없는 줄 알고 다시 쓰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이 또한 삭제할 메시지를 정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실수로 삭제하는 위험성 때문에 삭제는 영원히 안하는 회사도 있다. 그러면 새로 지원하는 언어가 늘어 날 때마다 사용도 안하는 메시지를 번역하는 일도 생긴다.
 



번역가에게는 영문 메시지파일을 전달해서 여러 언어로 번역을 요청하지만 나중에 영어가 바뀌면 바뀐 메시지만 다시 각 언어별로 번역을 요청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 바뀐 영어 메시지를 찾고 관리하는 것도 어렵지만 번역가에게 몇 개의 메시지만 번역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힘들다.
어떤 소프트웨어가 v1.0에서 3,000개의 메시지를 번역했다고 하자. 그런데 v1.1에서 500개의 메시지가 삭제되고 500개는 영어 메시지가 수정되었고, 1,000개의 메시지가 추가되어서 최종 3,500개의 메시지가 되었다고 하자. 그럼 번역가에게는 1,000개는 새로 번역을 요청하고 500개는 번역 수정을 요청해야 한다.
어떤 메시지가 
수정할 메시지이고, 삭제될 메시지, 추가된 메시지를 버전 별로 관리하고, 번역가에게 보내고, 번역된 메시지를 메시지 파일과 통합하는 일련의 프로세스가 얼마나 복잡한지 대규모 프로젝트의 번역 프로세스를 담당해본 개발자라면 잘 알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문제가 없이 번역 프로세스를 처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수많은 버그를 포함하게 된다. 번역이 누락된 경우 “MSG_CLOSE”와 같은 심볼이 출력되기도 한다.
메시지 키에 심볼을 사용하는 이상 이런 복잡한 프로세스를 피해가기 어렵다.

세 번째는 
한국어를 메시지 키로 사용하는 방법이다.
번역함수(닫기) => Close
번역함수(열기) => Open
이 방법은 먼저 영어로 번역을 한 후에 다른 언어로 번역을 해야 하기 때문에 번역 프로세스가 더 오래 걸린다. 그렇게 널리 쓰이는 방법은 아니다.

이 방법이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 한국어에서 영어, 한국어에서 일본어와 같이 우리와 친숙한 언어들을 위주로 지원하고 한국어를 잘아는 번역가를 활용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국어를 기준으로 변역해도 별 문제가 없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번역가는 영어와 해당언어의 전문가들이다. 한국어는 그 중에 하나의 언어인 경우가 많다.

이 방법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영어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사대주의적인 얘기는 아니다. 전세계 번역가를 충분히 활용하려면 그 중심은 영어라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메시지 키로 
영어를 쓰는 방법이다.
번역함수(Close) => 닫기
번역함수(Open) => 열기
이와 같이 개발자는 소스코드에 번역할 영어 메시지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 방법의 장점은 
개발자가 소스코드에 영어 메시지를 적는 것 외에 아무 것도 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심볼 이름을 정하려고 고민할 필요가 없고 심볼 이름이 중복될 까봐 고민할 필요도 없다. 다른 개발자가 동시에 Open이라는 메시지를 번역하려고 소스코드에 추가를 해도 충돌이 나지는 않는다. 삭제된 메시지를 개발자가 수동으로 찾아서 삭제를 할 필요도 없다. 이를 자동으로 찾아주는 툴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번역이 누락되면 화면에 영어로 출력된다. 숫자나 심볼로 출력된 것보다는 소프트웨어를 사용 할만 하게 된다. 이 방법의 가장 큰 특징은 번역을 제외한 전 과정이 완전 자동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방법의 유일한 단점이 우리나라 개발자들이 영어 메시지를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개발자가 영어를 너무 못하고 영어에 거부감이 커서 한국어를 키로 사용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여러 문제에 봉착한다. 그보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별도의 프로세스가 추가해서라도 영어를 키로 쓰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낫다.
이 글에 의심을 품고 이의를 제기할 개발자가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흔히 RC 파일 등에서 자주 쓰이는 심볼 방식이 무엇이 문제인지, 지금까지 문제 없이 잘 쓰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전에도 얘기를 했지만 아주 작은 소프트웨어, 적은 지원 언어를 처리하는 상황이라면 무슨 방법을 써도 문제가 안 된다. 또한 기존 방법의 수동 프로세스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면 어떠한 조언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수 있다. 필자는 20년 넘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대부분의 독자들이 경험한 국제화 방법을 거의 경험해 봤고 문제를 다 겪어봤다. 
 
필자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나중에 대규모 프로젝트에서 소프트웨어 국제화를 적용할 때 이 원칙을 무시하면 소프트웨어 국제화 때문에 프로젝트에 실패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지금 마음을 열고 소프트웨어 국제화의 원칙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될 기회는 개발자에게 언제든지 올 수 있다. 그때를 위해서 몸에 익혀놔야 한다.
 
작은 프로젝트라고 하더라도 원칙을 지키고 번역 프로세스를 완전 자동화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제 1원칙의 원리를 몸에 익히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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