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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26일 화요일

외국에 출시한 소프트웨어가 날짜 때문에 낭패 본 사연 (4)


10년차 개발자인 김과장(가상의 인물)은 최근에 소프트웨어를 영어를 지원하도록 만들었다. 어플리케이션에서 표시되는 모든 메시지(메뉴, 버튼, 다이얼로그 등)를 영어로 번역했다. 그렇게 해서 영어버전을 출시했는데 얼마 안 가서 버그가 보고 되었다.

날짜를 2015/05/15 이렇게 표시를 했는데 미국에서는 05/15/2015로 표기해 달라는 것이다.

김과장은 소스코드를 다음과 같이 수정해서 버그를 해결했다.

if (locale == “en_US”)
     date_format = “mm/dd/yyyy”;
else
     date_format = “yyyy/mm/dd”;

물론 의사코드(pseudocode)이므로 정확한 소스코드는 아니다. 예를 든 것뿐이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서 호주에서는 15/05/2015로 표기를 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기존의 표기는 헷갈린다고 한다. 이렇게 하나씩 고치다 보니 날짜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분야에서 끝도 없는 수정이 계속 되었다. 문제는 이렇게 고쳐달라고 요청하는 사용자보다 틀린 것을 참고 쓰거나 아예 포기를 해버리는 사용도 많을 텐데 파악이 안 된다는 것이다.

김과장은 로케일만 알았지 로케일이 시스템에 무엇을 바꾸는지는 잘 몰랐던 것이다. 김과장은 로케일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다면 이렇게 김과장이 직접 로케일의 변화에 따른 프로그래밍을 직접 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시스템에서 제공하는 함수를 쓰면 되는 것이었다. 물론 OS나 개발 라이브러리에 따라서 사용법은 조금씩 다르다.


로케일은 시스템의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이렇게 로케일이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6가지로 구분하여서 이를 로케일 카테고리라고 한다.

로케일 카테고리의 약자인 “LC”를 앞에 붙여서 LC_TIME, LC_NUMERIC, LC_MONETARY, LC_COLLATE, LC_CTYPE, LC_MESSAGES 이렇게 6가지가 정의되어 있다. 대부분의 OS와 개발 라이브러리에서 이를 지원하고 있다.

사용법은 setlocale(로케일 카테고리, 로케일) 이다. 즉, setlocale(LC_TIME, “de_DE”) 이렇게 하면 날짜와 시간을 독일 식으로 표현하라는 얘기다. 이렇게 6개를 모두 설정하려면 귀찮기 때문에 LC_ALL이라는 것을 둬서 setlocale(LC_ALL, “de_DE”)이라고 하면 한번에 6개의 카테고리가 모두 독일식으로 설정된다. 

그럼 하나씩 알아보자.

LC_TIME 시간과 날짜의 표현에 대한 설정이다. 김과장이 이 카테고리만 설정하고 이와 관련된 함수만 사용했어도 위에서와 같은 고생은 안 해도 됐다. LC_TIME이 영향을 미치는 함수는 개발 라이브러리에 따라서 다르다. GNU C 라이브러리인 경우에는 strftime(), strptime()이다. PHP나 Python도 strftime()을 지원한다. LC_TIME를 세팅하면 로케일 별로 다른 시간과 날짜가 표시된다.

LC_NUMERIC 숫자 표현을 위한 설정이다. 나라마다 숫자 표현이 크게 다르다는 것을 모르는 개발자도 상당히 많다. 우리는 소수점으로 점(.)을 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도 매우 많다. 우리가 이렇게 로케일별로 다른 표현을 다 연구할 필요는 없다. LC_NUMERIC이 영향을 미치는 함수를 쓰기만 하면 된다. strtod(), atof()가 그 예이고 sprintf(), printf() 함수도 영향을 받는다. 자세한 것은 나중에 다루겠다.

LC_MONETARY 화폐, 금액을 다루기 위한 설정이다. 영향을 받는 함수는 strfmon()이 있다. 최근에는 유로화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좀 복잡해졌다. 라이브러리 별로 지원하는 것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LC_COLLATE 정렬에 관한 것인데 조금 복잡하다.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사전에 어떠한 순서로 정렬이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지 생각해보면 된다. 영어에는 대소문자에 대한 정렬 방법이 일반 ASCII 정렬방법과는 약간 다르고 한국어에도 ‘ㄱ’이 어느 위치에 정렬되어야 하는지는 EUC-KR 코드의 순서와는 약간 다르다. ASCII 순서에 따르면A, B, a, b 이렇게 되지만 사전에서는 a, A, b, B이기 때문이다. 물론로케일별로 다르다. Collation이라는 용어는 나중에 Database 설정에도 나오기 때문에 잘 알아두는 것이 좋다. LC_COLLATE가 영향을 미치는 함수는 strcoll(), wcscoll() 등이 있다. 즉, 이런 함수를 이용해서 정렬 함수를 만들어야 각 로케일에 맞는 정렬이 된다.

LC_CTYPE 문자의 종류를 다루기 위한 설정이다. 문자인가 숫자인가, 대소문자 구분을 다룬다. strlen(), stricmp(), strlwr(), strupr() 등의 함수가 영향을 받는다.

LC_MESSAGES 로케일 별로 번역된 메시지를 표현하기 위한 설정이다. catopen(), gettext() 등이 영향을 받는데, 메시징은 국제화에서 별도로 다뤄야 할 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추후 여러 회에 걸쳐서 다뤄질 것이다.

이렇게 거의 모든 OS와 개발라이브러리에서 다루는 6가지 로케일 카테고리 외에도 LC_ADDRESS, LC_NAME, LC_PAPER, LC_TELEPHONE 등을 사용하는 곳도 있다.

우리는 로케일을 지정함으로써 로케일별로 다른 표현 및 기능이 자동으로 바뀌도록 개발을 해야 한다. 소스코드에 if (locale == "de_DE") 등과 같은 표현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 if (lang == "english")는 더더욱 안된다.

이미지 by Kolmisoft

2015년 5월 19일 화요일

독일어 버전 소프트웨어란 말이 잘못된 이유 (3)


본 시리즈는 차례대로 읽으면 소프트웨어 국제화가 전체적으로 이해가 되어서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개발자마다 지식과 경험이 천차만별이라서 초급 개발자를 기준으로 작성하고 있다.

경영자가 개발자에게 독일어 버전을 만들라고 하면 어떨까? 대부분은 콩떡 같이 말하면 찰떡같이 알아듣겠지만 엄밀히 말하면 틀린 얘기다. 정확한 표현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 낫겠다.

우리는 우연히 한 국가에서 하나의 언어만 쓰고 있다. 공식 언어가 존재한다. 하지만 미국만 하더라도 공식 언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나 미국의 공식 언어는 영어라고 생각하지만 관습 헌법 같은 것일 뿐이다. 그나마 미국은 영어가 대표적인 언어다. 하지만 바로 위의 캐나다로 가면 영어와 프랑스어를 쓰고 있으며 어느 한 언어를 무시할 수 없다.

스위스로 가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로만슈어의 네 가지 언어가 공용 언어다.  이렇게 한 나라에서 여러 가지 언어를 쓰는 경우는 매우 많다. 오히려 한 가지 언어만 쓰는 나라가 더 적다.

반대로 언어의 관점으로 보면 하나의 언어가 매우 많은 나라에서 쓰인다. 독일에서 쓰는 표준 독일어와 스위스에서 쓰는 독일어는 조금 다르다. 독일 사람들은 스위스 사람들이 말하는 독일어를 이해하지 못하곤 한다. 스페인어도 매우 많은 나라에서 쓰인다. 스페인을 비롯해서, 멕시코, 칠레, 미국 등 국가에서 사용된다. 

그럼 독일어 버전을 만들라고 하면 표준 독일어를 말하는 것일까? 오스트리아, 스위스, 룩셈부르크 어느 나라의 독일어를 지원하라는 얘기일까? 대충 다 알아보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것은 안일한 생각이다. 각 나라 별로 같은 언어라고 하더라도 쓰는 방법이 다 다르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국제화에서는 언어와 국가, 정확하게 말하면 지역을 조합해서 부른다. 이것을 로케일(Locale)이라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 소프트웨어 국제화를 얘기할 때는 언어나 국가로 얘기하지 않고 로케일을 기준으로 얘기를 해야 한다.

로케일의 컨셉은 거의 모든 OS와 개발 언어에 포함되어 있다. 

로케일의 표기 방법은 다음과 같다. 

[language[_territory][.codeset]]

language는 언어를 나타내며 알파벳 소문자 두 글자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어는 “ko”, 일본어는 “ja”, 영어는 “en”, 독일어는 “de”라고 표기한다. ISO639에 표준이 정의 되어 있다.

territory는 지역을 의미하며 알파벳 대문자 두 글자를 사용하며 생략하기도 한다. 한국은 “KR”, 일본은 “JP”, 미국은 “US”, 독일은 “DE”를 사용한다. ISO3166에 표준이 정의 되어 있다.

codeset은 어떠한 코드셋을 사용했는지 나타내는 것으로 생략할 수 있다. 한국어인 경우 “UTF-8” 또는 “euc-kr”을 사용한다.

그래서 한국어는 ko_KR이라는 로케일을 사용하게 된다.

독일어 하나만 해도 de_DE(독일), de_AT(오스트리아), de_LU(룩셈부르크), de_CH (스위스) 이렇게 여러 가지 로케일로 표한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할 수 있는 로케일의 개수는 수백 개가 넘지만 개발 언어의 라이브러리 별로 지원하는 범위가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지원하려고 하는 로케일은 거의 포함이 되어 있으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외에 “C” 로케일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GNU C에서 사용되는 것으로서 로케일을 지정하지 않으면 지정되는 디폴트 로케일로서 “POSIX”로케일이라고도 한다.

어플리케이션에서 로케일을 지정하는 방법은 setlocale() 이라는 함수를 쓰거나 환경 변수를 바꾸는 함수를 사용하는 것이다. OS나 개발 언어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다. 

로케일이 바뀌면 무엇이 바뀌는지는 다음 연재글에서 알아보자.

2015년 5월 12일 화요일

소프트웨어를 외국에 출시 하면서 흔히 빠지는 함정 (2)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중에서 외국에서 크게 성공했다고 하는 소프트웨어가 있는가? 온라인 게임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사실 게임은 국제화, 지역화를 잘 못하더라도 큰 흉이 안 된다. 하지만 그 외의 많은 소프트웨어들은 제품이든 서비스든 국제화, 지역화에 실패하여 해외 시장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그럼 소프트웨어 회사들, 개발자들이 흔히 하는 실수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실수를 알아보는 것은 같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교훈을 준다.

먼저 소프트웨어 국제화, 지역화를 하는데 있어서 기술적인 목표를 알아보자. 비즈니스적인 목표는 개발자들이 크게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기술적인 목표는 잘 알아야 흔들림 없이 개발을 할 수 있다.

첫 번째 목표는 국제화, 지역화 품질이다. 해당 지역, 국가에서 받아들여 질만해야 한다. 어색한 번역 외에도 날짜, 숫자, 화폐, 단수/복수, 어순, 쓰기 방향, 키보드배치, 폰트, 띄어쓰기 여부, 쉼표, 온도, 문장정렬, 이름, 주소, 색깔의 의미, 섬머타임, 종이 크기 등 지역, 언어별로 신경을 써야 한다. 소프트웨어마다 신경을 써야 하는 범위가 다르고 나라마다 받아들이는 정도도 다르다. 첫술에 이 모든 것을 다 처리하기는 어렵고 앞으로 중요한 순서대로 자세히 알아보려고 한다.

두 번째 목표는 생산성이다. 국제화, 지역화를 위해서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거나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부담이 되면 실패다. 특히, 번역은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 될 때마다 계속 변하는데 번거로운 수동 프로세스로 진행을 하면 비용도 많이 들뿐더러 실수로 인한 버그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국제화, 지역화 아키텍처를 잘못 만들면 돌이킬 수 없는 비효율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된다. 아키텍처와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앞으로 다루겠다.

그럼 많은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흔히 빠지는 실수는 어떤 것이 있나 알아보자. 우리는 이런 함정을 피해 다녀야 한다.

첫째, 일단 한국어 버전을 먼저 만들고 나중에 국제화, 지역화를 적용한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이런 회사는 매우 많다. 혼자서 만드는 아주 작은 소프트웨어라면 어떻게 해도 다 되지만 중간 규모 이상의 소프트웨어를 나중에 국제화하는 것은 다 지어서 아파트에 주민들이 살고 있는 상황에서 리모델링을 하는 격이다. 제대로 국제화가 되지도 않고 비용도 10배 이상 많이 들어간다.


둘째, 번역이 전부인줄 알고 번역만 한다.

경영자들은 아주 쉽게 개발자에게 “영어 버전 만들어”, “독일어 버전 만들어” 이렇게 얘기를 한다. 물론 이 말은 정확한 표현도 아니다. 이 시리즈를 계속 읽다 보면 왜 이렇게 말하면 안 되는지 알게 된다. 번역은 소프트웨어 국제화 시 고려해야 할 200가지 중에서 한가지일 뿐이다. 200가지 전부를 완벽하게 지원하는 것은 어떠한 소프트웨어라도 불가능하지만 그중 몇 가지는 꼭 신경을 써야 한다.

셋째, 해외 버전을 별도로 만드는 것이다.

현재 한국어버전 소프트웨어 밖에 없는 경영자가 어느 날 갑자기 “한달 안에 일본어 버전을 만들어”라고 강요를 하면 개발자들이 흔히 하는 선택은 소스코드를 그대로 복사해서 소스코드의 한국어 부분을 전부 일본어로 바꾸는 것이다. 이 방법은 가장 빠른 방법이지만 가장 느리다. 첫 버전은 가장 빠르지만 점점 느려진다. 소스코드를 수정할 때마다 두 소스코드를 모두 고쳐야 한다. 이 와중에 “독일어 버전도 만들어”라고 하면 개발자는 앞이 캄캄해진다. 첫번째 소스코드가 복사된 순간 “지옥문”을 연 것이다. 무식한 경영진을 탓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소스코드를 복사한 개발자도 똑 같은 책임이 있다.

이런 실수는 거대기업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넷째, 국제화, 지역화 기능을 모두 직접 구현하는 것이다.

이는 자동차를 만들라고 했더니 타이어도 직접 제작하고 유리를 녹여서 유리창도 만들고 에어백도 직접 생산하는 꼴이다. 자동차를 제대로 만드는 방법은 설계를 잘하고 핵심 부품만 우리가 만들고 수많은 부품은 사다가 조립하고 것이다. 그런데 많은 개발자들은 그런 부품이 시장에 있는지도 모르고 직접 만들곤 한다. 물론 엉터리다. 수십 년간 진화해온 전문 부품을 개발자가 며칠 동안 흉내 낼 수 있겠는가? 특히 메시지 번역관련 라이브러리는 많이들 직접 만들어 쓰는데 필자가 수십 가지 사례를 봐왔지만 제대로 만들어서 쓰고 있는 사례는 0 건이었다. 그 외에도 날짜함수, 숫자함수를 직접 만들어서 낑낑대며 고생하는 개발자들도 많이 봐왔다. 국제화, 지역화 기능은 표준이 있으며 직접 구현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상당수는 라이브러리를 이용하거나 OS에 이미 포함된 기능을 써야 한다.

다섯째, 한국어 코드체계를 기반으로 개발을 한다.

한국어 버전을 먼저 만든 경우 흔히 저지르는 실수인데 한국어 인코딩인 “EUC-KR”로 DB나 파일을 저장할 경우 중국어, 일본어나 다른 언어를 저장하려고 할 경우 글자들이 깨지게 된다. 영어까지는 저장하는데 문제가 없어서 무신경하게 지나가곤 한다. “EUC-KR”은 전세계 모든 글자를 담을 수가 없다. 제품이든 서비스든 일단 “EUC-KR”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 나중에 유니코드 기반으로 소프트웨어를 변경하기는 매우 어렵다. 데이터를 변환해야 하며 모든 기능을 다시 다 테스트 해야 한다.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인 경우가 많다.

여섯째, 우리의 기준으로 외국을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이러하니 다른 나라도 이럴 것이다라고 착각을 하는 경우다. 우리가 “.”을 소수점으로 사용하니 다른 나라도 그럴 것이다. 단어 사이에는 띄어쓰기를 할 것이다. 종이는 다 A4용지를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전세계에는 수많은 다른 문화가 있다. 물론 완벽하게 이 모든 문화를 지원할 수는 없지만 일단 다르다는 의심을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 그 중에서 중요한 것들은 지원을 해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반대로 하면 된다. 처음부터 국제화, 지역화 전략을 가지고 아키텍처를 구성해야 하며 하나의 소스코드를 유지해야 하고 잘 개발된 표준과 라이브러리를 이용해서 유니코드를 기반으로 만들어야 한다. 

혹시 경영자가 당장 외국 버전을 턱도 없이 짧은 시간 내에 만들어 내라고 한다면 “그 시간 안에는 안됩니다. 아키텍처를 제대로 구성해서 제대로 만들려면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라고 주장할 용기가 있어야한다. 이런 것이 씨도 안 먹히는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도 많지만 이는 경영자가 시켰다고 6개월 후면 무너질 것을 알면서도 다리를 만드는 것도 같다. 누구의 책임이 더 클까? 생각해볼 문제다. 모든 것을 경영자 등 외부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경계해야 할 자세다.

필자는 수십개의 회사를 직접적으로 또 간접적으로는 더 많은 회사의 상황을 직접 봐왔고 이런 어설픈 국제화 적용으로 망해가는 회사를 봐왔기 때문에 이 시리즈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나는 지식과 정보, 경험, 노하우을 전하겠지만 이것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독자의 몫이다.

이 글은 네이버포스트에 게재한 글입니다.

2015년 5월 5일 화요일

외국에서 팔리는 소프트웨어 만들기 위한 소프트웨어 국제화 (1)


가장 먼저 소프트웨어 국제화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시작하려고 한다.

오래 전부터 소프트웨어 세계에는 국경이 없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은 수십 나라에서 개발된 다국적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앱을 하나 개발해서 앱스토어에 올리면 바로 다음날부터 전세계 수십, 수백 나라에서 즉시 사용된다.

이제 소프트웨어 국제화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지식이다. 소프트웨어 국제화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십 수년의 공부와 경험이 필요하지만 최소한의 기본 지식은 갖추도록 하자.

기본적으로 영어권 개발자들이 만든 소프트웨어는 국제화에 대해서 별로 신경을 안 써도 큰 문제 없이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도 영어만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많이 써왔던가? 비단 메시지만 영어로 나오는 것뿐만 아니라 날짜 표기, 이름 표기 등도 우리 문화와는 다르지만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물론 한국어 폰트가 깨지는 등 문제가 있는 경우도 많지만 개발자들은 이런 것은 신경도 안 쓰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소수 사용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 영어권 개발자들이 만든 소프트웨어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기본적으로 우리 문화에 맞춰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영어권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거부감을 갖게 된다. 그만큼 우리나라 개발자들이 만든 소프트웨어가 전세계로 확산되기는 쉽지 않다. 그러다 보면 전세계 1% 시장이라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시장만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들게 된다.

100배 큰 시장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국제화를 잘 알아야 한다.

일단 용어부터 알아보자.

첫 번째 용어는 국제화, 영어로는 Internationalization이다. 이 용어는 1985년에 Apple에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오랫동안 이렇게 긴 영어 단어로 사용되다가 유니코드 컨소시엄에서 i18n이라는 줄임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사실 정확하게 누가 먼저 사용했는지는 알기 어렵다. "인터네셔널라이제이션"이라는 긴 단어를 발음하다보면 혀가 꼬이기 일쑤다. 그래서 i와 n 사이에 18글자의 알파벳이 있다는 의미로 i18n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i18n은 소프트웨어를 여러 나라 언어와 문화를 지원하기 쉬운 구조로 만드는 것이다. 국제화가 잘된 소프트웨어는 쉽게 여러 나라 언어를 지원할 수 있다. i를 소문자로 쓰는 이유는 대문자로 쓸 경우 L의 소문자와 헷갈리기 때문이다.

두 번째 용어는 지역화, 영어로는 Localization이다. 이 또한 줄여서 L10n이라고 한다. L를 흔히 대문자로 쓰는 이유도 역시 헷갈리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L10n은 소프트웨어를 특정 지역의 언어와 문화를 지원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면 중국어나 일본어를 지원하는 것이다.


전세계 개발자와 회사들은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소프트웨어 국제화와 지역화에 대해서 연구를 해왔고 그 결과 1991년 유니코드가 탄생을 하였고 수많은 표준이 제정되었다. 그 지식과 정보는 너무나 방대해서 어느 개발자도 모두 알기는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 이 중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알아야 할 필수적인 내용을 연재하겠다.

이 글인 네이버포스트에 게재한 글입니다.

2014년 2월 18일 화요일

한국 SW가 해외에서 힘 못쓰는 이유

01/02/03은 몇년 몇월 며칠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2001년 2월 3일로 읽지만 미국사람들은 2003년 1월 2일로 읽는다. 이것이 다 일까? 호주사람들은 2003년 2월 1일로 읽는다. 이렇듯 나라마다 날짜를 쓰는 방식이 다를 뿐만 아니라 번역, 날짜, 숫자, 화폐, 단수/복수, 어순, 쓰기 방향, 키보드배치, 폰트, 띄어쓰기 여부, 쉼표, 온도, 문장정렬, 이름, 주소, 색깔의 의미, 섬머타임, 종이 크기 등 지역, 언어별로 다른 것들은 수천가지에 이른다. 

이렇게 나라마다 언어마다 다른 특성을 소프트웨어도 각각 다르게 지원해야 한다. 이를 소프트웨어 국제화와 지역화라고 부른다. 하지만 많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는 제대로 된 국제화 전략 없이 개발돼 해외에서 외면받는 일이 많다. 

그 중에는 적당히 넘어갈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많은 항목들이 버그로 보고 된다. 어설프게 개발된 소프트웨어는 고쳐도 고쳐도 끝이 없다. 일단 국제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서 꼭 알아야 할 용어를 알아보자.

첫 번째는 국제화(Internationalization)다. 영어 줄임말로 i18n이라고 한다. ‘i’와 ‘n’사이에 18글자의 알파벳이 있다. 단어가 워낙 길어 이렇게 짧게 줄여서 얘기한다. 소프트웨어를 여러 나라 언어를 지원하기 쉬운 구조로 만드는 것이다. 국제화가 잘된 소프트웨어는 쉽게 여러 나라 언어를 지원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지역화(Localization)다. 줄여서 L10n이라고 한다. 소프트웨어를 특정 지역의 언어를 지원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면 중국어나 일본어를 지원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국제화라고 하면 누구나 알 것 같은 용어지만 기술적으로 자세히 들어가면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많은 회사들이 소프트웨어 국제화에 대한 정교한 전략 없이 일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놓고 국내에서 반응이 좋으면 번역을 해서 해외에 팔면 된다고 생각한다. 국제화를 미리 대비한다고 해도 국제화에 대한 부족한 지식과 경험으로 실제 해외 판매 시 많은 문제를 겪는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서 많은 나라에 팔기 위한 전략과 기술은 수십 년간 발전해 왔는데, 많은 개발자나 경영자들은 단순히 메뉴 정도만 번역하면 되는 정도로 이해를 하고 국제화에는 별로 투자를 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소프트웨어 국제화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큰 문제다. 

개발자가 수천명인 대기업부터 1인 스타트업까지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회사 중에서 국제화를 제대로 알고  적용하고 있는 회사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대부분 국제화가 그렇게 어려운 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의욕만 가지고 되는 것은 아니다. 방대한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비주얼스튜디오나 엑스코드(XCode) 등 각 개발 툴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국제화 방법은 그야말로 기초 중에 기초이며 이것만 이용해서 대규모 상업용 소프트웨어의 국제화를 완성할 수는 없다. 그런 것들은 마트의 시식코너 같은 것인데 이것이 전부인줄 알면 오산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글로벌 소프트웨어들은 국제화가 매우 잘 되어 있고 지역화를 통해서 수십, 수백개의 언어를 지원한다. 기술적으로는 지역과 언어를 합친 로케일(locale)을 지원한다고 한다. 

소프트웨어를 처음 개발할 때부터 국제화를 제대로 적용하면 개발비용이 5%만 더 들어간다. 추후 지역화 비용은 각 언어별로 1~2%정도만 더 쓰면 된다.

제품마다 비율은 다르지만 대충 이해를 돕기 위해서 설명하면 그 정도다. 여러 언어를 지원하더라도 개발자들이 특별히 해줘야 할 것은 거의 없고 대부분의 프로세스는 자동화된다. 국제화가 잘 된 소프트웨어는 추가로 몇 개의 언어를 지원하더라도 큰 비용과 시간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급하다고 또는 무지 때문에 국제화에 대한 전략 없이 그냥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 처음에는 5% 절약은 되겠지만 나중에 여러 언어를 지원하려고 할 때 수십 ~수백배 비용이 더 들어가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비용도 점점 늘어난다. 

물론 나라별 고객의 요구를 무시하면 되지만 그러면 제품 품질은 형편없이 떨어지게 된다. 사례에 따라서 비용 부담의 편차는 다르지만 허술한 국제화에 대한 전략이 미치는 폐해는 엄청나다. 많은 회사들이 어설프게 여러 언어를 지원하다가 포기하거나 결국 실패한 사례는 셀 수 없이 많다. 

그렇지만 소프트웨어 국제화를 처음부터 제대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소프트웨어 국제화 시 고려해야 할 것이 수백 가지인데 일반 개발자들은 대부분은 들어본 적도 없는 것들이며 들어 봤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것들이다. 

소프트웨어 국제화는 관습, 문화적인 것도 이해를 해야 하지만 기술적인 것도 매우 중요하다. 국제화를 위한 수많은 기술이 수십 년간 연구되어 왔는데 이를 다 이해하는 것만도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벅찬 일이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국제화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다. 

그럼 우리나라 회사들은 어떻게 국제화에 실패했는지 실제 사례를 알아보자.

E사는 초기에 한국어만 지원하도록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그런데 일본어 버전이 필요할 때 한국어 버전을 복사해서 번역을 할 경우 한 달이면 일본어 버전을 만들 수 있고 나름대로 국제화를 적용하려면 두 달이 걸린다는 개발자들의 의견에 경영진은 빠른 개발을 선택했다.

한국어와 일본어 버전은 소스코드가 갈라졌고, 매번 개발 시마다 양쪽 소스코드에 각각 기능을 적용했다. 두 소스코드는 점점 달라졌다. 이제는 너무 달라져서 두 소스코드를 다시 합치는 것이 불가능하며 그런 식으로 중국어 버전까지 나오다보니 비효율적인 개발에 따른 고통을 겪고 있다. 

S사는 웹서비스 회사다. 처음에는 국내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였는데 몇 년전 해외에도 서비스를 오픈 하려고 했다. 하지만 처음에 서비스를 시작할 때 별 계획 없이 데이터베이스에 자료를 한국어(EUC-KR)로 입력해 놓았다.

전세계 모든 언어를 지원하려면 유니코드로 저장해야 한다.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서 데이터를 유니코드로 변환하려고 했는데 데이터베이스만 변환한다고 될 일은 아니었다. 얽혀 있는 것이 너무 많고 소스코드를 너무 많이 바꿔야 했다. 엄두가 나지 않아 결국 데이터베이스 변환 계획은 포기했다. 

C사는 국내 서비스를 해외 서비스로 확장하기 위해서 해외 버전을 별도로 개발했다. S사와 마찬가지로 별도 개발하는 것이 더 빨리 개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해외 서비스 오픈 후에 발생했다. 이중으로 작업을 하다가 팀을 나눠서 각각의 서비스를 따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개발은 점점 비효율적으로 변해갔다. 그러느라고 해외 서비스는 제대로 개발도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A사는 나름대로 연구를 해서 국제화 기능을 구현했다. 각 언어의 메시지를 데이터베이스에 넣어 관리를 하는 방식으로 구현했다. 개발자는 코딩을 하다가 메뉴 등 메시지를 하나 추가하려면 많은 일을 해야해서 부담스럽다. 

메시지를 추가하려면 먼저 엑셀에 해당 메시지를 추가해야 하는데 다른 개발자가 동시 수정하면 충돌이 일어나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그래서 메시지 관리 담당자를 따로 정해서 관리했다. 그러다보니 관리부담만 늘고 개발자들은 매번 담당자에게 요청하느라 매우 불편해졌다. 

국가별 날짜포맷도 연구해서 직접 개발을 했다. 국제화에 많은 노력을 투자했음에도 A사는 해외 고객들로부터 계속 수많은 국제화 관련 버그를 보고 받고 있다. 

I사도 국제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E사 제품은 한국어의 특징을 살려서 제품 유저인터페이스(UI)가 상당히 조밀하다. 한국어는 단어 길이가 짧은 것들이 많다보니 메뉴, 옵션 화면 등을 상당히 빽빽하게 구성됐다.

이런 화면을 영어, 독일어로 변환하다 보니 언어별로 메시지 길이가 천차만별이라서 화면 구성에 애를 먹었다. 결국에 화면을 언어별로 다르게 디자인했는데 그렇게 개발한 후로 개발할 때마다 언어별 화면을 튜닝 하느라고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N사는 언어별로 번역을 해서 소프트웨어를 여러 나라에 팔고 있다. 그런데 번역이 잘못되었다는 버그를 많이 보고 받았다. “A의 B”를 변역 해야 했고 A와 B는 다른 단어로 대체 가능한 문장이었다. 

그런데 영어로 번역을 하니 “A of B”처럼 어순이 뒤바뀌어 의미가 달라져 버렸다. 그리고 “사과 2개”를 영어로 번역을 하니 “2 apple”과 같이 복수 처리가 안되었다. 복수 지원을 위해서 복수 메시지 함수를 만들었는데 언어마다 단수, 복수 체계가 다르다는 것을 몰랐다. 지금도 구조적인 번역 오류에 대한 보고는 계속 되고 있다. 

이렇게 여러 실패 사례를 알아 봤는데, 안타까운 것은 지금도 소프트웨어 국제화의 필요성을 인식 못하고 이와 같은 일들이 계속 벌어지고 있다. 해외에 소프트웨어를 팔 계획을 가지고 있고 영원히 영어만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 것이 아니라면 국제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회사 내부에서 1, 2년만에 전문가를 키우기도 쉽지 않다. 소프트웨어마다 필요한 국제화 수준이 다르기는 하지만 지금처럼 소프트웨어 국제화를 쉽게 생각하다가는 좋은 소프트웨어가 국경과 문화의 장벽에 막혀서 실패하는 일은 계속 될 것이다. 

글로벌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있어서 소프트웨어 국제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임을 알아야 한다. 

이글은 ZDNet Korea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2010년 12월 14일 화요일

해외에 소프트웨어를 팔려면 이것이 꼭 필요하다.

연초에 소프트웨어의 국제화와 지역화를 언급하면서 조만간 이에 대한 글을 올리겠다고 했는데, 벌써 10개월이 지났네요. 
2010/02/11 - [소프트웨어이야기] - 애플은 한국어와 한글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서 간단하게 정리를 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다음의 기본 용어는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i18n(internationalization) - 국제화를 말하며 i와 n사이에 18개의 알파벳이 있어서 i18n으로 줄여말합니다. 소프트웨어가 여러 언어(locale)를 지원하기 용이한 형태로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i가 소문자인 이유는 알파벳엘(l) 또는 숫자일(1)과 혼동되기 때문입니다. 

 L10n(localization) - 지역화를 말하며 l과 n사이에 10개의 알파벳이 있어서 L10n으로 줄여말합니다. 소프트웨어를 해당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메시지나 기능을 해당지역에 맞춰주는 것을 말합니다.

Locale - 지역화의 단위입니다. 한국어를 공식적으로 쓰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어서 (북한예외) Locale과 나라를 동일시하기도 하는데 영어만 아더라도 여러나라에서 쓰고 캐나다에서는 영어와 프랑스어를 모두 쓰게 됩니다. 따라서 Locale에는 언어 정보와 지역정보가 같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 글에서는 국가와 혼영해서 사용했으니 알아서 이해하세요.

최근의 소프트웨어들을 보면 국경은 의미가 없어진지 오래입니다. 특히 스마트폰이 폭발적으로 보급되면서 개발자들과 세계 각국의 사용자들은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그래서 지역화된 소프트웨어가 더욱 절실해졌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아직도 많은 소프트웨어들이 국제화와 지역화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국내에서 성공한 제품들을 들고 해외에 진출을 하다가 국제화와 지역화의 어려움에 막혀서 좌절하곤 합니다.

 국제화, 지역화 방법은 표준을 따라야 합니다.

국제화와 지역화에대한 소프트웨어 개발의 표준(De facto)이 정립된지는 매우 오래되었지만, 국내에서는 별로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게 어렵지 않은 기술임에도 관심들이 별로 없고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흩어져 있는 정보를 모두 모아서 하나의 그림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어렵지는 않다고 했지만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처음에 이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소프트웨어 회사들은 국제화와 지역화 과정에서 표준적인 방법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 연구한 방법을 사용하다가 큰 낭패를 보게 됩니다. 왜냐하면 국제화와 지역화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소수의 개발자가 연구해서 체계화 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전세계 수백명의 개발자들이 십수년간 모여서 완성한 것을 우습게 보면 안됩니다.

그래서 스스로의 방법은 대부분 실패하게 됩니다. 

 초기부터 국제화와 지역화를 고려해야 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초기부터 국제화와 지역화를 신경쓰지 않다가 제품을 다 완성한 후에 나중에 반영을 하게 되면 또 엄청난 비용이 들고 그 방법이 잘못되었다면 비용을 많이 들이고도 또 실패합니다.

소프트웨어가 다른 언어를 지원해야 할 가능성이 단 1%라도 있다면 저는 국제화와 지역화를 적용하여 소프트웨어를 개발합니다. 초기부터 적용하는 것은 비용이 추가로 거의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프트웨어는 하나로 만들어야 합니다.

여러개로 지역화된 소프트웨어 별로 Master가 별도로 존재한다면 이를 관리하는데 또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표준적인 방법들은 대부분은 하나의 소프트웨어에서 여러개의 언어(locale)을 지원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되어 있습니다.

Locale별로 여러벌의 소프트웨어가 존재한다면 이를 관리하는 비용은 기하급수로 증가하여 혼돈의 상태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오류가 발생하고 해외 진출 실패의 주요 원인이 되곤 합니다.

 메시지 번역이 지역화의 전부가 아닙니다.

흔히들 우리나라에서 성공한 제품을 가지고 해외에 진출한다고 영어버전을 만들고 일본어, 중국어 버전을 만들곤 합니다. 이때 그냥 메시지만 번역을 해서 지역화된 제품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제품을 해외에 가지고 나갔다가는 낭패를 보기 일쑤입니다. 외국과 우리나라가 그렇게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착각입니다.

숫자만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1,234.56이라고 쓰는 것을 독일에서는 1.234,56이라고 씁니다. 즉 콤마와 소숫점을 반대로 사용합니다. 

이런식으로 언어(locale)이 고려해야 할 것은 메시지외에도 Collate, Ctype, Monetary, Numeric, Time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표준적으로 정해 놓은 것이고 비표준적인 요소는 이보다 훨씬 많습니다. 비표준적인 요소들은 제품마다 별도로 분석해야 합니다.
 메시지도 단순히 번역하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간단한 예로 나라마다 어순이 다르고 단수, 복수의 표현이 다릅니다.

우리나라에는 단수, 복수에 따른 차이가 거의 없지만, 영어에는 복수가 있지요. 하지만 폴란드어는 1개일때 2~4개일때, 5개 이상일 때 서로 표현이 다릅니다. 게다가 12~14개로 넘어가면 또 반복이 됩니다.

이렇듯 거의 모든 요소에서 다른 나라에서는 과연 이대로 쓰는지 의심을 해봐야 합니다. 경험도 많이 필요합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문장의 표현 방법도 글로벌하게 문제가 없는 방법을 사용하게 됩니다.

또한, 번역을 했을 때 문장의 길이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UI 디자인시 문장의 길이를 충분히 길다고 생각하고 디자인을 해야 합니다.

이러한 모든 것이 습관이 되어 있다면 간단한 일이지만 초기에는 매우 귀찮은 일이 됩니다.
 유니코드는 기본입니다.

지역화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다보면 항상 부딪히는 것이 문자코드의 충돌입니다.
유니코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지역화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군데에서 매우 귀찮은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따라서 유니코드를 기본으로 생각하면 복잡한 문제들이 대부분 해소가 됩니다.
기존에 ANSI 프로그램만 작성을 하다가 유니코드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것이 낯설고 어려울 수 있지만 이 또한 적응이 되고 나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단, 유니코드 및 문자셋, 코드셋, 인코딩 등 복잡한 컨셉을 모두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지 않다면 개발을 하다가도 "어찌어찌 하니 우연히 되더라"하는 식의 개발이 되기도 합니다.

유니코드가 적용된 지역화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려면 갖춰야할 기본 지식이 매우 많습니다.

 꾸준히 유지보수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역화된 소프트웨어를 만들때 흔히 발생하는 문제점이 처음에 한번 개발은 어떻게든 해 냈는데, 유지보수 단계에서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는 겁니다. 한국어를 포함해서 영어, 중국어, 일본어 그러고 여러 언어를 지원하다보면 패치를 만들어가 업그레이드를 할 때 매번 새로 추가된 메시지와 삭제, 변경된 메시지를 추려서 각각의 언어로 번역을 하고 제품에 반영해서 또 테스트를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고 뒤죽박죽되기 일쑤입니다. 툭하면 어떤 언어에서는 메시지가 제대로 안나오곤 합니다.
지역화 프로세스는 번역과정을 빼고는 모두 자동화를 해서 추가로 비용이 들지 않아야 합니다.

각 개발자나 회사에서 스스로 만든 지역화 방법을 사용하면 좋지 않은 결정적인 이유가 유지보수 입니다. 대부분의 개인들이 만든 지역화 방법은 유지보수까지 완벽하게 반영하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결론

필자는 무슨 소프트웨어를 만들지간에 국제화는 무조건 생각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마당에서 비용이 추가로 들것도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초기에 국제화를 생각하지 않고 나중에 영업이 잘되서 해외 진출을 한번 해보려고 하면 국제화와 지역화는 큰 걸림돌이 될 겁니다. 
이 또한 알면 무지 쉬운데 모르면 한없이 어려운 분야 중 하나입니다.
"유비무환". 미리미리 준비해서 언제든지 글로벌 소프트웨어 회사들과 경쟁할 준비를 해놓읍시다.

이번 글에는 소프트에어의 국제화와 지역화의 필요성과 개념만 정리를 했는데, 그 구체적인 방법은 너무 광범위 해서 블로그 글로 모두 적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되면 한가지씩 올려 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소프트웨어의 국제화와 지역화가 필요하기는 한데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이미 스스로 방법을 만들어서 쓴맛을 본 분들이 있으면 연락해주세요. 도움이 되어 드리면 좋겠습니다. :)

2010년 7월 7일 수요일

애플이 아이폰4에서 한글을 바꾼 이유는...

얼마전 아래와 같은 아이폰의 Localization에 대한 글을 올린적이 있습니다.

심각한 내용은 아니었고, 아이폰의 다국어 설정 화면에서 우리말을 선택하는 항목이 "한국어"라고 적혀 있어야 하는데 "한글"이라고 적인 것에 대한 포스트였습니다. 그뒤로 'Localization(L10n)과 Internationalization(i18n)에 대한 글을 한번 작성해야 지'하고 마음만 먹고 있었는데 너무 바빠서 블로그에 글 자체를 자주 못올리고 있습니다.

그런차에 아이폰을 iOS4.0으로 업그레이하니 제 블로그의 글 때문은 절대로 아니겠지만(^^), 아이폰의 다국어 설정 화면에서 "우리말"을 지칭한 항목이 "한국어"로 바뀌었더군요.


사소한 변화이기는 하지만 애플이 우리말을 조금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아니면 한국어 담당 개발자를 더 뽑았을 수도 있고요. 아무튼 좋은 변화입니다.

2010년 2월 11일 목요일

애플은 한국어와 한글을 구분하지 못한다?

아이폰을 사용하기 시작한지 오늘로 꼭 2달이 되었습니다. 
2달동안 아이폰을 사용하는 재미, 아이폰 앱 개발 관련 공부하는 재미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폰 다국어 설정에서 이상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언어어 설정에 떡하니 "한글"이라고 나와 있는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지나쳤겠지만, 저야 소프트웨어 전문가이고 Localization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터라서 눈에 확 거슬리더군요. 
아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여기에는 "한글"이 아니고 "한국어"라고 나와야 맞습니다.



그럼 "한글"과 "한국어"가 다른지 알아보겠습니다. 

"한국어"는 몇 천년전부터 조상 대대로 사용해 오던 우리 말입니다. 
"한글"은 1443년 세종대왕께서 만드신 자랑스러운 우리 고유의 문자체계입니다. 한글이라는 이름도 1910년 주시경선생이 붙인 것이고요.

"영어", "English"는 말이고 "알파벳"은 문자체계죠.
"일본어"는 말이고 "히라가나"는 문자체계죠.

영어로 얘기해도 엄연히 다름니다. 
"한국어"는 "Korean" 이지만 "한글"은 "Korean Alphabet" 또는 "Hangul"입니다.

물론 한글은 자랑스러운 우리의 글자체계입니다. 전세계적으로 고유의 문자체계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몇 안되고, 알파벳이나 한자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완전히 독립적인 문제체계를 가진 나라는 그렇게 많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한글은 매우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워서 "언어"는 있는데 "표기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는 나라들에게 "한글"을 보급하기 위한 활동도 진행중입니다. 세종대왕께서도 한글(훈민정음)은 슬기로운 사람은 아침 나절이 되기 전에 익힐 수 있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 안에 배울 수 있다고 했죠. 

한글이 그렇게 우수하다고 하더라도 말과 글을 혼동해서 쓰는 것은 안되겠죠. 일반인들은 흔히 한글과 한국어를 혼동해서 얘기를 하고 별 문제될 것도 없지만, 수천만명이 쓰는 디바이스에 잘못된 오류가 있는 것은 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이폰의 Internationalization(i18n) Localization(L10n)을 진행한 사람들이 전문가들일텐데, 단순 실수라고 믿고 싶습니다.

i18n과 L10n 얘기가 나온차에 조만간에 이에 관련된 글을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잠깐 미리 조금 얘기를 드리자면 흔히들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서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 영어로 번역을 한다, 일본어, 중국어를 지원한다라고 하지만, 단순히 메시지 좀 번역하는 것이 Localization이 아닙니다. 또한 대충 해 놓았을 경우 발생하는 유지보수 비용은 만만치가 않습니다. 그래서 Localization은 스펙작성시부터 고려가 되며, 아키텍쳐에 반영이 되며 단순히 메시지 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 하고, 개발 및 유지보수를 위한 프로세스와 툴들이 필요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