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8월 11일 화요일

효율적 비대면 업무를 위해 사용하면 안되는 5가지

 소프트웨어 개발 뿐만 아니라 모든 업무에서 비대면 방식을 지향하고 있는 회사에서 쓰면 안되는 것들이 있다. 흔히 쓰기도 하고 막상 편리하고 익숙하지만 사용하면 할수록 비대면 업무를 방해하는 것들이다. 이런 툴, 시스템, 방식은 투명한 업무, 공유, 추적, 협업에 저해되는 것들이다.

 

미국의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비대면 업무 방식에 많이 적응해 왔다. 그래서 코로나19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비대면 업무 방식으로 전환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무리 없이 비대면 업무를 적용하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대대적인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고, 그 기간을 연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재택근무를 더욱 늘리고 재택근무 위주로 돌아가는 회사로 전환하려고 하고 있다. 이미 사무실도 하나 없이1,200명의 인원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GibLab이라는 회사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회사들은 주중에 하루, 이틀을 재택근무를 시도하거나 아예 시도조차 못하는 회사도 많다. 얼굴을 안보면 일이 안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재택근무, 비대면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프로세스, 인식, 문화 등의 개혁이 필요하다. 이와는 반대로 주의할 것도 있다.

 

그럼 효율적인 비대면 업무 진행을 위해서 사용하면 안되는 것들을 알아보자.

 

1. 내부 이메일 시스템

 

이메일 시스템은 회사에 꼭 필요하다. 외부 업체와 메일을 주고 받고, 직원들 간에도 업무를 할 때 이메일을 사용 하기도 한다. 하지만 비대면 업무 방식을 가로막는 가장 강력한 방해 요소이기도 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부 직원끼리는 이메일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좋다. 좀더 자세히 말하면 업무 내용이 직원 간에 이메일로 유통되면 안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에서 직원간 이메일을 금지하면 큰 반발에 부딪힐 것이다.

 

이메일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직원들 간에 이메일로 업무를 하면 다른 직원과는 공유가 안되고 업무의 추적이 어렵다. 처음에는 둘만 아는 정보였다가 나중에는 두 사람도 잊어버리는 정보가 된다. 퇴사자가 발생할 때도 문제다. 퇴사자 이메일함에 있는 정보는 처치 곤란이다. 실수로 모두 지워 버리기도 한다. 나중에 필요할 수가 있어서 보관을 해 놓아도 찾기도 어렵고, 관리도 어렵다. 업무 정보가 이렇게 흩어지고 관리가 안되면 비대면 업무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업무에 해당하는 내용은 절대로 이메일로 공유하면 안된다. 이슈관리시스템을 사용하고, 지식정보는 Wiki 등의 시스템에 정리하여 공유해야 한다. 

 

실제로 직원간 이메일을 완전히 금지한 회사도 처음에는 반발이 심했지만, 몇 개월이 지나 업무 효율이 크게 증가하는 것을 느낀 후에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한다. 

 

예외는 외부에서 메일을 받은 경우인데, 이 경우도 해당 메일을 이슈관리시스템에 등록하여 공유하고 추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귀찮지만 꼭 그렇게 해야 한다.

 

2. 개인 메신저, 채팅 

 

기업용 협업 시스템이 아닌 카카오톡 등의 개인 메신저를 사용하면 안된다. 좀더 자세히 말하면 업무 내용이 개인 메신저 시스템을 통해서 공유되고 유통되면 안된다. 공유, 관리, 추적이 안되기 때문이다.  

 

물론 업무 내용이 아닌, 잠깐 보자거나, 점심을 뭐 먹을지 등의 내용은 개인 메신저를 사용해도 된다. 하지만, 업무 관련된 의견을 물어보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등의 내용은 기업용 메신저를 사용해야 한다. 급한 것이 아니라면 이슈관리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

 

기업용 메신저는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고 투명하게 업무가 진행되며 회사의 정보 자산이 된다. 직원들의 감정 소비가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개인 메신저는 업무용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공식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좋다.

 

3. 온라인화 되지 않은 문서

 

워드, 엑셀 문서들을 개인 PC에 저장해 놓고 완성본만 이메일로 전송하는 방식은 최악이다. 버전 관리도 안되고, 구버전의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기도 하고, 공유도 잘 안된다.

 

회사에서 생산되는 모든 문서는 회사의 공용 문서 관리시스템에 저장해서 관리해야 한다. 요즘은 클라우드에 회사 문서를 저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회사의 모든 문서를 온라인 시스템에서 관리를 하려면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공간 및 폴더 구조, 파일 이름 규칙, 권한 설정, 버전 관리 전략 등 수많은 해결 해야할 문제가 있다.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않으면 문서가 온라인에만 있지 뒤죽박죽인 경우도 있다. 그래도 개인 PC에 굴러 다니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퇴근 후 회사의 모든 PC가 불타 없어져도, 정보 자산 관리에는 문제가 없어야 한다. 복구하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런 기준으로 문서를 온라인에 저장하는 전략을 수립하면 부족함이 없다.

 

4. 종이 문서

 

종이를 없애야 비대면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은 자명하다.

 

위에서 언급한 온라인화 되지 않는 문서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워드나 파워포인트로 작성한 문서를 인쇄해서 상급자에게 보고를 하곤 한다. TV 드라마를 보면 결재판에 결제 문서를 넣어서 도장을 받고, 마음에 안 들면 집어 던지기도 하는데, 재미를 위한 연출인지 아직도 종이로 업무를 하는 회사가 많은지는 모르겠다. 종이 문서는 가독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기는 하나 그 외에 여러 면에서 단점이 많다. 종이 문서를 없애야 업무의 속도가 빨라지고 공유, 추적, 관리에 유리하다. 부수적으로 종이 비용을 절약하는 효과도 있다.

 

5. USB 메모리

 

비대면으로 업무를 수행하려면 인터넷이 연결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USB 메모리에 파일을 넣어 다니면서 일을 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방법이다. 회사의 문서 관리 시스템이나 클라우드에 모든 문서를 저장하고 어디서나 접속하여 업무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USB 메모리는 회사의 보안을 취약하게 만드는 요소이므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비대면 방식은 코로나19로 인한 필요성도 있지만, 업무 효율성 및 생산성을 높여주는 것과 일맥 상통한다. 비대면 업무 방식으로 전환하려고 하는 회사는 필요한 것을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사용하면 안되는 것을 제거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제거하기보다는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없애는 것을 보완할 시스템이 필요하며, 프로세스, 문화, 교육 등에 투자해야 비대면 업무 방식으로 전환하여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 글은 ZDNet Korea에 기고한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