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21일 월요일

SW개발자의 미래

개발이 좋아서 SW개발자가 된 사람들이 한 5~7년 개발을 하다보면 흔히 미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불확실한 미래를 불안해하곤 한다.

특히 대부분의 회사에서 개발자의 Career를 보장해주지 않기 때문에 막연히 팀장이 되기도 하고 다른 직종으로 옮기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전문성있고 가치가 높은 개발자의 경험과 지식이 묻혀버리기 일쑤이고 회사는 기술력이 축적되지 못하게 된다.

개발자의 Career Path 상에는 어떠한 직종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자신의 역량과 성향에 따라서 Path를 정하면 좋을 것이다. 물론 회사에서 그리고 사회 전체적으로 개발자의 Career Path를 보장해 주는 방향으로 변하면 좋겠다.


Senior Engineer, Chief Scientist

한마디로 고참개발자이다. 신참때는 주로 코딩을 많이 하고 버그를 잡았으면 이제는 분석, 설계에 더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Peer Review에 많이 참석한다. 
자신의 팀의 프로젝트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고 다른 팀의 프로젝트 리뷰에도 참석하여 기여를 한다.
흔히 Architect라고 불리기도 하고 여전히 코딩도 한다. 
외국에서는 60세가 넘는 Software엔지니어를 볼 수 있기도 하다. 
제대로 된 엔지니어라면 Domain과 상관없이 어느 분야로든지 이직이 가능하다.


CTO

회사의 최고 기술 책임자이며 많은 개발자들의 Role model이다.
회사의 경영에 관여를 하지만 관리는 하지 않는다.
장기기술전략, 실행전략, 아키텍처, 구현, 인프라구조 정립, 프로세스 등 개발에 관하여 기술적인 것이라면 모두 책임진다.
왕년에 코딩을 했다는 것으로는 CTO가 될 수 없다. CTO라면 현재도 코딩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바쁘고 코딩의 Value가 낮기 때문에 안하는 것 뿐이지 분석/설계/코딩을 현재도 모두 할 수 있어야 한다.
소프트웨어 회사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다.


SCM, Build and Release Engineer

소프트웨어 회사에는 몇가지 전문적인 분야가 있다. 형상관리, 빌드, 릴리즈, 팩키징 등이 그것이다. 처음에는 개발자들이 개발과 더불어 이런 업무도 같이 수행하지만 회사가 커지면 전문적인 업무로 떨어져 나온다. 몇명이 전담을 해도 될만큼 충분히 일이 많고 취미로 해도 될만큼 일이 쉬운 것이 안다. 또한 개발 능력도 필요하다.
대단히 전문적인 업무이고 이러한 개발외의 환경이 잘 되어 있어야 개발자들이 개발에 집중할 수 있고 업무 효율이 오르게 된다.
개발자 중에는 프로젝트보다 이러한 전문적이고 SW공학적인 업무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 영역에서 실력을 닦으면 이직시에도 이 전문성을 활용할 수가 있다.


Technical Marketer

제품을 기획할때는 비즈니스적인 요소, 기술적인 요소가 모두 고려된다. 그중에서 기술적인 부분은 일반 기획자들이 속속들이 알기가 어렵다. 따라서 기술을 아주 잘아는 테크니컬 마케터가 기술적인 부분을 담당하게 된다. 경쟁사의 제품을 분석할 때도 단순히 기능이 되는지 O, X만 체크 하는 것이 아니고 기술적인 부분까지 검토를 해서 적용된 기술도 파악할 수 있다. 
새로 기획하는 제품의 기술적인 비전을 수립하고 마케팅과 개발자의 연결고리 역할도 수행한다.


Technical Supporter

개발자 중에는 진득히 않아서 개발하는 것을 좀 쑤셔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러 경쟁 제품을 써보기를 좋아하고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먼저 써보려고 하고 동료들의 시스템에 문제가 생기면 누구보다 빠르게 해결해 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경우 개발 경력과 지식을 활용하여 기술지원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회사의 제품에 대해서 기술적으로는 누구보다 속속들이 잘 알기 때문에 수준 높은 지원도 가능하다.
외향적인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직종이다.


QA Engineer/Manager

개발자 출신으로 QA 엔지니어나 관리자가 될 수 있고 개발 능력을 활용하여 테스트 관련 툴을 개발할 수 있다. 
개발 경험이 있는 것은 장점으로 작용하면 계획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는 똑같이 무지막지한 야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Project Manager

기술자 트랙과 관리자 트랙의 중간쯤 되는 포지션이다.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맡아서 관리하는 역할로서 General Manager가 되는 중간 과정이 될 수도 있다. 


General Manager

기술과는 관련이 없는 일반 관리자다. 기술에서는 손을 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개발팀장과는 또 다르다. 개발팀장이 오래되서 더이상 개발을 하지 않고 관리를 하면 General Manager라고 볼 수 있다.
기술적인 결정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과거에 개발 좀 해 봤다고 기술적인 결정을 자기가 해버리면 월권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일반 관리자로 넘어오면 다시 엔지니어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 하다. VP Engineering으로 성장하는 Track이다.


VP Engineering

우리말로는 "기술부사장", "연구소장" 정도가 되겠다. CTO와는 완전히 다르다. CTO는 관리를 하지 않지만 VP Engineering은 관리자다. 개발관리 총책임자 쯤 된다. 개발자나 CTO가 하는 기술적인 얘기의 용어들을 거의 알고 있고 개발프로세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잘 안다.
하지만 기술적인 결정을 하지는 않고 관리만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VP Engineering을 CTO라고 불러서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


Domain Expert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보다는 업무 지식에 치중하는 사람들이다. 증권사, 은행, 회계, 토목, 건설, 기계, 예술 분야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려면 해당 영역의 지식과 경험이 많이 필요하고 소프트웨어 기술도 어느 정도 알아야 한다. 개발 경험을 가지고 해당 산업 지식을 쌓으면 도메인 전문가가 될 수 있고, 이 경우 해당 분야로만 이직이 가능하다.


Restaurant Owner

소프트웨어 개발에 염증을 느끼거나 비전을 찾지 못하면 소프트웨어 업계를 완전히 떠나는 것도 한 방법이다. 

2012년 5월 14일 월요일

문서를 작성하면 더 오래 걸린다는 고정관념

최근에 국내 유수 대학의 컴퓨터 공학 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 그 교수님도 문서를 작성하면서 Software를 개발하면 더 오래 걸린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상황이다. 원래 소프트웨어 공학은 실전에서 발전해 온 것이기 때문에 교수가 실전적으로 잘 아는 분야는 아니다.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잘 알고 있지만 실전은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쌓은 실전은 더욱 약할 수 있다. 또한 국내 개발자들을 데리고 일한다는 가정을 하고 얘기를 하는 것이라면 더욱도 그렇다.

물론 문서를 작성하면서 개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제대로 개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서를 작성하면서 개발을 하면 개발 기간이 거의 2배로 들어간다고 한다.
우리는 시간이 촉박하므로 문서를 작성하지 않고 개발해야 한다고 한다.

이 생각은 국내 회사의 대부분의 개발자와 경영자가 생각하고 있는 바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분은 맞는 측면이 있다.

문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개발자를 데리고 개발을 하면서 문서까지 잘 작성해달라고 하면 시간이 훨씬 더 걸리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문서를 작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소프트웨어를 더 빨리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이말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는 개발자를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다들 다르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첫째,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역량 문제가 있다. 역량이 떨어지면 문서를 잘 적지도 못하고, 문서에 무슨 내용을 적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둘째, 국내 교수, 경영자, 개발자 모두 문서를 작성한다고 하면 세계적인 유명한 방법론을 기준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세계적인 방법론은 수십가지가 있고, 대부분은 수십가지의 문서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실리콘밸리의 SW회사들은 이런 방법론을 따르지 않는다. 회사의 규모, 성격에 따라서 매우 다르다. 국방부 프로젝트 또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주로 하는 회사는 상당히 많은 문서를 만들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들은 꼭 필요한 문서 몇가지만 만는다.

셋째, 우리나라에서는 문서를 나중에 만드는 문제가 있다. 문서는 개발을 빨리하기 위해서 만드는 것인데 다 개발해 놓고 문서를 만들면 시간만 추가로 들어갈뿐만 아니라 문서의 내용도 충실히 작성할 수가 없다. 이렇게 작성한 문서는 나중에 효용성도 떨어진다. 문서는 다음단계를 진행하기 위해서 앞서서 만드는 것이다.

넷째, 문서를 얼마나 자세히 적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 대부분 문서를 너무 상세히 적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적기 시작하는데 점점 지쳐가고 나중에는 업데이트도 잘 안된다. 문서는 상황에 맞게 최소화 해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중복이 줄어들고 낭비가 줄어든다.

문제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개발자 역량의 차이
  • 수십개의 문서를 만들어야 하는 것으로 착각
  • 문서를 나중에 추가로 만든다.
  • 문서를 너무 자세히 적으려고 한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면서 문서를 제대로 작성하는 이유는 개발을 빨리 하기 위해서이다. 
  • 문서는 필요한 만큼만 최소한으로 작성을 하고 
  • 문서를 작성해야 리뷰를 할 수 있고, 
  • 일을 효율적으로 나눠서 할 수 있고,
  • 각 부서가 문서를 가지고 병행해서 전문적인 업무들을 진행할 수 있다.

역량이 떨어지고 인식이 안바뀌어서 계속 주먹구구식 개발에 머문다면 경험이 쌓이지도 않는다. 당장은 역량이 떨어져도 스펙을 제대로 작성하고 설계를 작성하고 리뷰하는 경험을 꾸준히 쌓아야 한다. 그래야 문서를 작성하는 것이 진짜로 소프트웨어를 빨리 개발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빨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다시 옛날로 돌아가지 않는다.

"문서를 작성해보자"라고 생각을 굳혔으면 "스펙"(SRS) 문서를 먼저 작성해보라고 권한다. 스펙문서만 제대로 작성해도 80%는 해결 된 것이다. 그리고 역량이 좀더 늘면 다른 문서들을 하나씩 작성해보기 바란다.

2012년 5월 7일 월요일

이슈를 모으기도 정말 어렵다.


많은 회사들이 개발 프로세스 개선을 하겠다고 선진 개발 방법론을 흉내내거나 실패한 대기업의 프로세스를 가져다가 적용하곤 한다.

복잡한 프로세스와 많은 Template를 가져다가 적용해보려고 하는데 대부분은 실패를 한다.

기초적인 것이 해결이 안된 상태에서 너무 어려운 것을 적용할 수 없다.

기초적인 것들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회사의 이슈들을 한군데로 모으는 것만도 정말 어렵다.

이슈(버그)관리시스템을 사용하는 회사는 많지만 이슈관리시스템에 회사의 모든 이슈를 다 모아서 개발자는 오로지 이슈관리시스템만 보고 개발을 할 수 있는 회사는 드물다.

이슈관리시스템을 통하지 않고 전화, Email, 메신저를 통해서 여전히 개발 요청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어려운 시도를 하기보다는 먼저 이슈관리시스템에 모든 이슈를 모으는 일을 먼저 해보기를 권한다. 이것만 해도 회사에 제대로 정착되는데 1년이 넘게 걸리곤 한다. 그것도 잘 되었을 경우이다.

 버그, 개발요청, 업무요청, 협업관련정보 등 개발 이슈는 무조건 다 모아야 하고, 그외에 업무 이슈들도 모으면 좋다.

개발자는 하나의 시스템에서 모든 개발 요청을 다 볼 수 있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전화, Email을 통한 요청을 일부라도 허용하는 예외를 둬서는 안된다. 예외는 전체 문화를 망가뜨릴 것이다.

시스템은 많아질수록 개발자가 귀찮아지고 비효율적으로 변한다.

경영자가 관리가 잘 안된다고 생각하고 자꾸 관리하는 시스템을 늘리면 관리가 잘되는 것이 아니고 빠져나갈 구멍만 늘어간다. 중심이 되는 이슈관리시스템 하나라도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발에 투입할 절대 시간은 정해져 있으니 최대한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은 간소화 하고 집중화 해야 한다. 시스템이 많아지면 시스템 때문에 개발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 

하지만 이슈관리시스템으로 모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원래 전문 시스템이 있는 고객요요청, 재고관리, 인사, 재무, QA관련, 프로젝트 관리, 비용처리등은 ServiceDesk, ERP, HR, MIS, QMS, PMS 등의 시스템을 사용해야 한다. 일부는 이슈관리시스템과 연동할 수 있지만 대체는 안된다. 

작은 회사에서 전문 시스템이 없을 경우 이슈관리시스템으로 대충 관리를 할 수 있지만 이는 임시이다. 나중에 회사가 커지면 전문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이슈관리시스템 하나만 보더라도 회사의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 대충 알 수 있다. 어디 끝내주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지 말고 이슈관리시스템 하나라도 제대로 쓸 수 있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