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프트웨어가 대학 전공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지금 소프트웨어 일을 하고 있는 이유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즐거웠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즐거웠고, 지금도 즐겁습니다. 옛날에는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개발할 것들이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엔도르핀이 나왔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발에 종사하시는 분이 정말 많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에 치여서, 즉 SI나 용역을 수행하면서 무리한 일정과 말도 안되는 요구사항, 수시로 바꾸는 요구사항 피곤한 사람들에 치여서 개발 일이 점점 즐겁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개발이 즐겁지 않은 것이 아니라 사람과 자신에게 주어진 무리한 요구가 싫은 것입니다. 이는 소프트웨어 필드뿐만 아니라 정도는 다르겠지만 모든 필드에 다 있는 현상입니다. 즉, 아무리 즐거운 일도 일이 되면 계속 즐겁지만은 않다는 것이지요.
결국, 주위 환경만 잘 갖추면 계속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장 바꾸기 불가능한 고객과 관련된 것은 미뤄두고라도 내부에서 바꿀 수 있는 것부터 잘 갖춰나가야 합니다. 그런 제대로 된 환경에서 즐겁게 일하는 것은 얼마든지 봐왔으니까요. 그래야 개발자는 그 안에서 정상적으로 성장을 하고 그래야 더욱 즐겁죠. 개발 일이 좋다고 단순히 성장 없이 과거에 하던 일을 계속 반복하면 진짜 좋아 한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당구 치는 것이 즐겁다고 20년째 150을 치고 있는 사람은 진짜로 당구를 좋아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장의 욕구와 기쁨이 없이 단순히 즐기는 것은 반쪽 짜리입니다. 특히 협업이 중요한 개발 일에서 그러한 것은 민폐지요.
개발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좀더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3D를 넘어서 4D까지로 평가 받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다시 좋은 직업으로 인식되는 날이 와야죠.
4D (Difficult, Dirty, Dangerous, Dreamless)